학생이 교사에게 주요 신체 부위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문구를 작성해 논란을 빚은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해 교육부가 유감을 표명하고 부적절한 용어를 제대로 걸러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5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2022년 교원능력개발평가 과정에서 부적절한 서술형 문항 답변으로 교원들이 피해를 보는 사건이 발생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서술형 문항 필터링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고 개선해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원평가는 교사의 학습·생활지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5점 척도의 점검표와 자유 서술형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번에 논란이 된 발언은 자유 서술형 문항 답변에서 나왔다. 서울교사노조 등 교원노조에 따르면 세종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교원평가를 하면서 교사에게 주요 신체 부위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문구를 썼다.
과거에도 교원평가 과정에서 자유 서술식 답변을 통해 학생이 교사를 상대로 인권 침해와 성희롱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욕설 등 부적절한 문구를 포함한 경우 교원에게 답변을 전달하지 않도록 필터링 시스템을 개선했다. 교육부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의 경우 특수기호를 추가하는 등 금칙어를 변형해 우회 저장하는 방법으로 필터링 시스템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단체는 교원평가가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는 커녕 인권침해 수단으로 전락하고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폐지를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재 교원평가는 ‘인상평가’ ‘인기평가’ ‘모욕평가’로 전락해 당초 취지인 전문성 신장은커녕 교권?인권 침해의 주범이 되고 있다”며 “존재 의미가 무색한데도 관행처럼 되풀이하며 부작용만 초래하는 교원평가는 이제 용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원평가는 교육 활동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 제시, 교원의 자기 성찰 유도 등으로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기여해온 제도"라며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 (교원평가가)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공교육 신뢰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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