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한 법리를 보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수본은 여러 정부 기관의 피의자들을 공동정범으로 엮는 법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경찰과 행정안전부, 서울시 등 소속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공동정범 업무상과실치사상 법리 구성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피의자의 단독 범행으로 법리를 구성했을 경우 인과관계와 객관적 귀속 사유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용산구청과 경찰,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의 여러 과실이 중첩돼서 참사가 발생했다고 법리 구성을 하면 입증이 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특수본은 “공동정범으로 법리를 구성할 경우 사소한 과실이 있는 공무원까지 혐의가 확대될 수 있어 수사에 신중을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수본은 이달 1일 이 전 서장과 함께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증거인멸과 도망할 우려에 대한 구속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충분한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됐다.
특수본은 희생자들의 마약 투약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부검은 유족이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실시했다”며 부인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참사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누군가 나눠준 사탕을 먹은 사람들이 구토를 하며 쓰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장 유류물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수본은 이날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처음으로 송 전 상황실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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