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이 인도에서 반도체 생산에 나선다.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중 반도체 전쟁 와중에 제3의 반도체 생산 기지로 부상하기 위한 포석이다.
9일 타타그룹 지주회사인 타타선스의 나타라잔 찬드라세카란 회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타타일렉트로닉스의 신사업 부문으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우선 회로 형성이 끝난 웨이퍼를 반도체 칩으로 마무리하는 반도체 후공정 부문으로 시작해 향후 반도체 회로를 만드는 전공정 참가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타타그룹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자동차(EV), 배터리 등 신사업에 향후 5년간 900억 달러(약 118조 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찬드라세카란 회장은 “복수의 반도체 업체와 협의할 것”이라며 기존 반도체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할 뜻도 나타냈다. 신문은 타타그룹이 협력 대상 기업으로 미국과 일본·대만·한국 반도체 제조 업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회사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타자동차를 포함한 인도의 자동차 산업은 최근 1~2년 사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과 판매 부진에 시달려왔다. 이에 안정적 반도체 공급의 중요성을 절감한 타타그룹이 자체 반도체 생산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의 ‘틈새’를 노리는 전략이기도 하다. 중국에 반도체 공급망을 의존하는 기업의 경우 미국으로부터 유무형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도와 같은 제3국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868년 창업한 타타는 자동차·철강·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해 그룹의 총매출액은 9조 6000억 루피(약 152조 원), 고용 인원은 93만 5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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