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수능 2년차인 올해 국어와 수학영역에서 상위권의 '이과 쏠림'이 지난해 보다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과생들이 문과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학 성적을 바탕으로 상위권대 인문사회계열에 교차 지원해 합격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을 넘어 ‘문과 몰락'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서울중등진학연구회가 87개 고등학교 2만6000명의 수능 성적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수학영역 1등급을 받은 학생들 가운데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를 본 학생들의 비율은 6.5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3.45%는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들이다.
대학들이 자연계열 모집에서 미적분이나 기하 선택을 요구하고 있어 해당 과목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주로 이과'로 불리는 수험생들이다. 지난해에도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학생들이 94.20%에 달했다.
눈에 띄는 것은 국어영역이다. 지난해에는 1등급 가운데 '언어와 매체' 선택 비율이 70.88%였는데 올해는 85.58%로 15%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이과생들이 ‘화법과 작문’ 보다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올해 수능 국어영역에서도 이과 학생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미적분 등을 선택한 이과생들이 최상위권을 독점, 높은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상위권 대학의 인문사회계열에 교차지원하는 현상이 지난해보다 심화하면서 통합수능의 도입 취지가 퇴색되고 제도 개선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