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금융허브’로 불리던 영국 런던 주식시장에서 올해 상장을 통해 기업들이 조달한 자금이 지난해의 10분의 1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긴축으로 전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정치 불안과 채권시장 혼란 등이 겹쳐 유독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은 정부가 자국 기업의 국내 상장을 적극 추진해 IPO 조달 금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미 CNBC방송은 14일(현지 시간) 컨설팅 기업 KPMG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가 지난해(123개)보다 67.5% 줄어든 40곳에 그쳤다고 전했다. 조달 자본 규모는 10억 파운드(약 1조 6116억 원)로 지난해의 143억 파운드에 비해 93% 급감했다.
올해 IPO 시장 위축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S&P글로벌 등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3분기 IPO는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고 유럽연합(EU) 소재 거래소들의 IPO 건수는 66% 축소돼 영국과 비슷한 감소 폭을 보였다. 다만 자금 조달액은 영국이 93%나 줄어 EU 소재 거래소(-76~-80%)에 비해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독일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포르쉐가 9월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하며 195억 유로를 조달한 반면 영국에서는 10억 파운드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이른바 ‘블록버스터급’ IPO가 없었다. CNBC는 “영국 금융시장은 정치 불안, 채권시장 혼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영향, 장기적인 경기 침체 예측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 본토의 올해 IPO 조달 금액은 6100억 위안(약 114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5% 늘어 2년 연속 사상 최고액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IPO 건수는 지난해 503건에서 올해 410건으로 줄었지만 당국이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대형사들의 본토 상장을 강력히 추진하며 조달 금액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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