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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극단 선택 시도’에도 검찰 강공 모드…측근 구속영장으로 거센 압박

■대장동 수사 변곡점 맞나

화천대유 대표·前쌍방울 부회장 등

260억 수익 은닉 혐의 구속 기로

金, 법정·檢수사서 진술 변화 주목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5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얻은 재산을 은닉한 측근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장동 핵심 인물인 김 씨가 자신의 주변으로까지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극단 선택’을 시도한 지 하루 만이다. 검찰이 김 씨 측근들의 신병 확보를 통해 화천대유에서 흘러나온 ‘검은돈’의 종착지를 쫓을 방침인 가운데 김 씨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법정이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바꿀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김 씨의 범죄 수익 은닉 혐의로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 최우향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김 씨의 지시를 받고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수표로 인출해 숨기거나 허위 회계 처리해 차명으로 수원 지역의 땅을 사들이는 등 260억 원 규모를 관리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와 최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은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김상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김 씨가 2019~2020년 천화동인 1호에서 빌린 473억 원의 사용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죄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수사 기관의 추징 보전이나 압류 등을 피하려고 이같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13일 두 사람을 체포하고 김 씨의 범죄 수익 은닉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정 모 변호사의 휴대폰을 압수했다. 또 이튿날에는 정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검찰의 수사가 ‘대장동 일당’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향할 수 있는 ‘키맨’으로 꼽히는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대장동팀의 일원인 남욱 변호사는 법정에서 “김 씨로부터 천화동인 1호에 ‘이재명 시장 측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의혹의 정점은 이 대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김 씨가 “천화동인 1호(지분)는 내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하면서 수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검찰은 입을 굳게 다문 김 씨가 아닌 주변 인물을 압박해 ‘우회로’를 뚫는 수사 방식을 선택했다. 두 사람이 이 대표와도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이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통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다. 최 씨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쌍방울그룹에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대표이사와 부회장 등을 지냈다. 특히 최 씨의 경우 2020년 2월~2021년 3월 천화동인 1호에서 총 80억 원을 받아 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씨의 지시로 대장동 개발 이익이 최 씨로 건너가는 과정에서 ‘돈세탁’을 거쳐 이 대표 측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약 김 씨가 아니더라도 두 사람이 입을 연다면 ‘김만배-이한성-이화영-이재명’ 내지 ‘김만배-최우향-김성태-이재명’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퍼즐이 맞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자 김 씨는 전일 오전 2시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 주차된 차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과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찌르는 자해를 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지인들까지 수사 대상에 오르자 심리적으로 큰 압박감을 받아 극단 선택을 저지른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김 씨의 법정 및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진술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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