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중국 증시가 강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말 14년 만에 5000선이 깨지며 바닥을 찍었던 홍콩H지수(홍콩거래소에 상장된 50개 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는 11월 초 이후 38.4% 급등(12월 9일 기준)했습니다. 10월 말 3000선이 무너지며 올해 4월 26일 연저점에 근접했던 상하이지수도 10.8%나 상승했습니다. 홍콩H지수가 4배 가까이 더 오른 이유는 홍콩이 중국보다 더 강력한 친시장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주요 국가의 주가 상승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올랐습니다. 한 달여 만에 분위기가 확 달라진 셈입니다. 11월 초중순 인터넷 주요 검색 사이트에서 중국을 검색하면 ‘글로벌 자금의 탈중국화’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많았으니까요.(역시 다이내믹 중국). 이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중국 투자 해도 되는 건지 상세히 짚어드리겠습니다.
코로나 방역 완화+부동산 부양…친시장 정책 효과
주가 반등 이유? 당연한 얘기겠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 전환입니다.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지난 10월 23일 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됐습니다. 주변 인물들이 모두 시진핑 예스맨으로 채워졌는데요. 시장경제를 옹호해 온 경제통은 지도부에서 전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로 바닥을 기고 있는 중국 증시에 악재가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중국 정부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올해 중국 경제는 곳곳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니까요. 실제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9% 증가하는 데 그치며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3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시진핑이 꺼낸 카드는 크게 2가지입니다. 친시장적인 정책 조합인 코로나 방역정책 완화+부동산 부양정책(관련기사).
물론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는 코로나 방역 완화입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강력히 고수하고 있었으니까요. 확진자가 나오면 도시를 봉쇄하는 정책인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11월 초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코로나 방역 완화 조치는 결국 제로 코로나 정책 포기로 이어졌습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확산한 시위 여파(관련기사)가 결정적이었습니다.
경제회복 본격화 전망에 투자 낙관론
방역 완화와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시진핑 주석과 관영통신 등이 코로나가 위험하지 않다고 지속해서 언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방역 해제 이후 필연적으로 따라올 코로나 재확산에도 이전과 같은 봉쇄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의 정책이 변하지 않고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방역 규제가 풀릴 경우 내년 2분기 이전 해외 입국 격리 해제, 3분기 이전 사회적 거리두기 해재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 최고 전염병 권위자인 중난산 공정원 원사는 내년 상반기 일상회복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위드 코로나를 택하자 중국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지금은 중국 경제재개(리오프닝) 관련주를 사야할 때라며 리오프닝 수혜주로 외식 업종에선 하이디라오, 여행 업종에서는 중국면세·중국국제항공·트립닷컴, 온라인 플랫폼 중에서는 징동헬스와 메이퇀을 추천했습니다.
삼성증권은 리오프닝은 되돌릴 수 없다며 내년 상반기 상하이지수와 홍콩H지수의 상단 타깃을 각각 3700과 8000으로 제시했습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기대감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증시는 성장 단계에 있다”고 내다봤으며, 모건스탠리 역시 MSCI 중국지수가 내년 말까지 14%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방역완화 효과 언제? 회복 강도는?
방역 완화=중국 경제 회복. 이견은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언제쯤 본격적으로 방역 완화 효과가 나타나는지, 효과는 어느 정도일지입니다. 결과에 따라 투자 시점과 방법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회복 강도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일각에선 중국의 저축 예금 수준이 2014년 이후 가장 높다며 보복 소비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1998년 이후 최악(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2019년 83%였던 지방 정부 부채는 9월 말 118%까지 치솟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 회복 강도가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부동산이 중국 가계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코로나가 어느 정도로 재확산할지, 그리고 부동산 침체 상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전략은?
투자 방법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국에 직접 투자를 원한다면 리오프닝 수혜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 여부와 경제 회복 속도를 살펴보면서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개별 종목 투자가 불안하다면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중국 ETF 투자가 가장 유망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국내 투자에 관심 있다면 지수보다는 중국 경제 회복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데, 그 이유로 국내에 몰렸던 자금이 코로나 완화에 나선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수혜주로는 화장품주와 항공주가 꼽힙니다.(관련기사) 증권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당분간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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