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옷장에 숨기고 5개월 전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30대 피의자가 구속됐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28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30대 A 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 씨는 20일 오후 11시께 경기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는 과정에서 택시와 접촉사고를 내고 60대 택시 기사인 B 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면서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전 여자친구였던 50대 여성 C 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 구속 이후 범행 동기와 추가 범행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A 씨는 홧김에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A 씨가 범행 직후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거액을 대출받는 등의 행동으로 봐 금전을 노린 계획 범행이 아닌지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살해 후 60대 남성 택시 기사 B 씨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 또 귀금속을 구입하고 술값과 유흥비를 결제하는 데 신용카드로 사용했다. 대출금을 포함한 이들 금액은 약 50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A 씨가 B 씨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뒤 검거되기까지 단 닷새 사이 이뤄진 일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도 논의하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르면 29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의 신상 공개 여부와 범위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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