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073240)가 올해 미국 관세 악재를 딛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리미엄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만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는 15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엑스타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올해 사상 최고 매출인 5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프리미엄 OE(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각 지역의 우수한 거래처로부터 3∼5개월 물량 수주가 확정된 점을 근거로 올해 실적을 달성하는 것은 낙관적이지 않나 싶다"며 "그러나 자만하지 않고 관세 상황을 보면서 사업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3년 간 판매량에서 10%대, 매출액에선 20%대 증가율을 거뒀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 5381억 원, 영업이익 5906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변수긴 하지만, 기존의 방향성인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매출에서 미국 시장은 30.7%를 차지한다. 정 대표는 "중국, 인도계 업체 진입이 활발한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프리미엄 브랜드가 돼야 한다는 방향성을 잡고 있었다"며 "이번 관세 상황을 일종의 기회로 활용해 프리미엄 카 메이커 공급을 늘리고 기술적 난도가 큰 세그먼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전체 생산량의 30% 이상을 프리미엄 업체에 공급하고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에서 선진국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선 이날 공개된 초고성능 브랜드 '엑스타' 신제품 3종이 금호타이어의 프리미엄 전략 선두에 선다. '엑스타 스포츠 S', '엑스타 스포츠', '엑스타 스포츠 A/S'는 내구력을 강화해 핸들링 성능을 개선했고 내연기관 차와 전기차 모두에 탑재할 수 있다. 흡음 신기술로 타이어 공명음과 지면 소음을 최소화했다.
임승빈 영업총괄 부사장은 "이익률과 수익 공헌도로는 회사 최고의 상품"이라면서 "현재 약 11개 카 메이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캐파(생산능력) 350만 개인 조지아주 공장 증설도 탄력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내 판매 물량이 1500만 개인 점을 고려하면 약 1150만 개가 미국 관세 영향권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대부분 베트남 공장에서 수출된다.
다만 미국 내 판매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임 부사장은 "미국 타이어 회사가 미국에서 만드는 자급자족률은 30%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관세가 유지되면 타이어값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면서 "가격 조정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현재 추진 중인 유럽 공장에 대해선 "폴란드, 세르비아, 포르투갈 중 한 곳을 골라 추진할 예정으로 관세 조건 등을 고려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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