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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협업으로 플랫폼 회사 변신…매출 1조시대 열 것"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

2014년부터 플랫폼기업 전환 추진

AR·메타버스 등에 수백억씩 투자

美실리콘밸리 업체와도 기술 협력

학습 성과·교육 효과도 꾸준히 확인

디지털·교육기업 본질 다 잡을것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가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학습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권욱 기자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으로 학습지 업체에서 플랫폼 회사로 탈바꿈하고 교육 기업 최초로 연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겠습니다.”

이재진(50) 웅진씽크빅 대표이사는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부터 콘텐츠의 디지털 전환과 교육 서비스의 온·오프라인 융합을 적극 추진해 학습 플랫폼으로서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했다”며 “여럿이 함께하면 훨씬 빨리 멀리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웅진씽크빅은 2014년 교과 연계 종합 학습몰인 ‘스마트올’을 오픈하고 회원 행동 및 학습 결과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정보기술(IT) 인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증강현실(AR)·메타버스 등 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에 매년 100억~200억 원을 투자했다.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분야는 외부 기업의 도움을 얻는 개방형 협력을 진행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키드앱티브사와 협력해 회원 학습 패턴을 분석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식이다. AR분야는 아티즌, 메타버스는 유니티·시어즈랩 등과 협력해 기술력을 확보했다.

교과별로도 개방형 협력이 이뤄졌다. ‘산타토익’으로 잘 알려진 뤼이드와 손잡고 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우리와 함께하면 고객 기반이 넓어지고 용역 투자도 받으니 도움이 된다”면서 “지적재산권을 철저히 보호해주는 등 진정성을 느끼도록 해 더 많은 기업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습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웅진씽크빅의 개방형 협력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 올 상반기까지 진행된 1단계는 50여 개 기업과 기술 개발 협업이 이뤄졌다. 올 9월 웅진씽크빅의 콘텐츠와 데이터를 개방하고 외부 콘텐츠를 스마트올에 도입하는 등 플랫폼을 공유하겠다고 선언하면서 2단계로 접어들었다. 이 대표는 “아직 우리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진 기업들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3단계에서는 우리 플랫폼에서 발생한 수익을 콘텐츠 사용률을 기준으로 참여 기업들에 배분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진 웅진씽크빅 대표가 28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학습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권욱 기자




이 대표는 삼성물산·삼성자동차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컨설팅을 거쳐 2004년 웅진그룹에 합류했다. 웅진홀딩스 사업총괄본부장과 대표를 거쳐 2018년 웅진씽크빅으로 옮겼다. 그룹 지주사에서 근무하면서 웅진씽크빅의 디지털 전환 과정을 지켜봤고 2018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연간 영업이익이 300억 원 정도인 기업에서 매년 수백억 원을 에듀테크 기술 개발을 위한 R&D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웅진씽크빅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공감하고 동의해준 임직원과 주주·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콘텐츠 디지털화를 위한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면서 “일시불 경제를 구독경제로 바꾸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데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그 강을 건넜다”고 강조했다.

웅진씽크빅은 올 3·4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어난 7018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1위 도서 물류 업체인 웅진북센을 계열 편입한 효과와 함께 스마트올 회원이 꾸준히 늘면서 연 매출 1조 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 대표는 “올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내년에는 확실시된다”면서 “플랫폼 회사로 변신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웅진북센 대전물류센터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학령인구 감소와 경기 부진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데 대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령인구 감소는 ‘정해진 미래’인 만큼 고객 연령대와 사업 영역의 확장을 통해 극복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그는 “연령으로는 영유아와 성인까지 확대하고 사업 영역은 놀이와 오프라인 학원 사업으로까지 넓히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도 개방형 플랫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웅진씽크빅은 오픈형 화상 수업 솔루션 기술을 접목한 실시간 수업 플랫폼인 ‘라이브올’ 서비스를 출시하고 AR 기술 기반의 독서 학습 플랫폼인 ‘AR피디아’와 AI 기반의 초중등 연산 애플리케이션 ‘매쓰피드’와 같은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AR피디아와 매쓰피드는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면서 “해외 에듀테크 박람회와 도서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아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처분소득 감소로 소비가 위축돼도 학교 수업의 필수 보조재 성격인 스마트올은 월 10만 원으로 전 과목을 커버할 수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경기 부진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웅진씽크빅은 1980년 설립된 헤임인터내셔널이 전신이다. 웅진씽크빅은 올해 6월 파주출판도시 사옥에 웅진그룹의 42년 역사를 담은 역사관을 오픈했다. 그룹의 모태로서 학습 교재 및 도서 출판 업체에서 디지털 기반의 학습 플랫폼 회사로 진화하는 웅진씽크빅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이 대표는 “2014년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면서 기술에 집착하지 않고 실질적인 학습 성과와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교육적 효과에 집중했다”며 “디지털이 어린이들에게 해악을 끼친다면 절대로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아이들이 디지털에 좋은 습관을 들여서 간접 경험과 학습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50년,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시대적인 흐름을 잘 타면서도 교육 기업으로서 본질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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