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이 지난 연말로 예고됐던 채무구조조정 계획 발표를 또 연기했다. 헝다가 파산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올해 부동산 침체에서 벗어나 경기 회복을 꾀하려는 중국 정부가 연초부터 대형 악재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2022년 말까지 홍콩 증권거래소에 1조 9700억 위안(약 357조 원)에 대한 채무조정안을 내기로 했던 헝다가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헝다가 지난해 7월에 이어 또 다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홍콩에서 파산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룸버그는 헝다가 파산에 직면하면 58조 달러 규모의 중국 금융 시스템은 물론 중국 부동산 시장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부동산 시장에 의존하는 중국의 경기 회복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헝다가 올 2월 말 또는 3월 초 역외채권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헝다는 이를 위해 3월 20일까지 ‘보다 구체적인’ 채무조정안을 제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헝다는 앞서 2021년 12월 달러화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으며, 이후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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