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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말썽꾸러기 중국, 글로벌 경제성장률 중국에 달렸다[김광수의 中心잡기]

'위드 코로나' 전환 후 중국 대혼란

코로나 회복이 중국 경제 회복 변수

중국발 인플레이션 세계 덮칠 수도

중국 경제 성장, 글로벌 경제도 영향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2023년 계묘년이 밝았지만 새해 경제 전망은 어둡습니다. 연초부터 우울한 경제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경기 둔화로 세계 경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1일(현지시각)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올해는 미국·유럽연합·중국 등의 경기 둔화로 세계 경제가 더욱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전 세계 경제의 3분의 1이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작년에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전 세계 경제가 급격히 침체에 빠져들었습니다. EU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했고, 한국도 예외일 수 없었죠. 본격적인 영향은 올해가 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그 어느 해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IMF도 언급한 것처럼 공통점으로 지목하는 것이 '중국 변수'입니다.

‘제로 코로나’ 폐지로 혼란에 빠진 중국


중국은 지난해 말 과감하게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고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에 나섰습니다. 지난 3년간 꽁꽁 걸어잠궜던 방역의 문을 갑자기 열어젖힌 건데요. 백지 시위 영향도 있고, 오미크론 변이의 심각성도 떨어졌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제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더 늦기 전에 코로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복귀하고 경제 활동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죠. 다른 나라들처럼 중국도 올해 경제 회복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한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입니다. 베이징은 이미 감염률이 80%를 넘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고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도 절반 이상의 인구가 감염됐다고 합니다.

중국의 정확한 통계는 알 수도 없고 믿어지지도 않지만 지난달에 내부 문서를 인용해 알려진 감염자 수가 20일 만에 2억5000만 명에 육박한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영국의 보건정보 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중국에서 코로나19로 하루 9000명이 사망하고, 12월에만 10만명이 사망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의 한 병원 응급실에 3일 발열을 호소하는 코로나19 의심 환자들이 몰려 혼잡을 이루고 있다. AFP연합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3년간 꽁꽁 걸어뒀던 코로나 빗장을 풀자 중국은 그야말로 아노미 상태에 빠진 겁니다. 약국에선 자가 검진 키트와 마스크, 해열제, 감기약 등이 사라졌고 웃돈을 몇 배나 줘야 겨우 약을 구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약이 떨어지자 일부 중국인은 일본과 한국에서까지 감기약을 싹쓸이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따른 설사 증상 때문에 지사제가 품절되고 있기도 합니다.

병원 복도는 물론 길거리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가 넘쳐나고 있고, 사망자가 급증하자 시신이 물건처럼 아무데나 널려 있는 장면도 보도되곤 합니다. 몰려든 시신을 처리하려고 화장장이 24시간 풀가동하지만 그마저도 며칠씩 기다려야 할 정도입니다.

중국에서 코로나 사망자가 얼마나 나올지 예측이 힘든 수준입니다. 적게는 100만명, 많게는 200만명이 넘는다고 하지만 중소도시나 농촌으로 갈수록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중국 상황을 감안하면 훨씬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선 자체 기준에 따른 사망자 숫자가 거의 없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정점 지나면 中 경제 회복될까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혼란한 상황이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중국 경제의 회복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영향은 전 세계가 주시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일단 소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가 중국 경제 성장의 60% 가량을 담당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소비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12월 소비 심리는 더 위축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 설)가 지나면 코로나가 정점을 찍고 ‘보복소비’ 효과도 나타나 소비가 회복될 수 있다지만 낙관하긴 힘듭니다. 중국 경제의 한 축인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가 생산과 물류도 원활하지 못합니다.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 공장에서 일할 사람이 없고 힘들게 물건을 만들어도 옮길 사람이 없는 거죠. 테슬라 상하이 공장이 작년 말부터 문을 닫았고, 여러 곳의 공장들도 조기 설 연휴에 들어갔을 정도입니다.

상하이 푸둥국제공항에서 3일 비행기에 탄 승객들이 안면 보호막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기내에 탑승하고 있다. AFP연합.


그러나 중국의 재개방을 기대하는 곳도 많습니다. 바로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 수요를 노리는 분야인데요. 중국인 단체관광 등에 의한 경제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 지출은 2550억 달러로, 전 세계 관련 지출의 약 20%를 차지했습니다. 관광 시장에서 중국인들이 '큰 손'이었죠. 하지만 2020년 중국인의 관광 지출은 1310억 달러, 2021년 106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중국이 해외 입국자 격리 지침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12월27일 이후 프랑스, 태국, 호주 등 주요 관광국가 12개국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SNS에 환영의 메시지를 올렸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인의 해외 여행 수요 증가로 인해 홍콩 2.7%, 싱가포르 1%, 대만, 호주, 말레이시아는 0.4%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당장은 중국발 관광객 효과를 보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감염자 입국과 변이 차단을 위해 많은 국가에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차단하고 있어서죠. 우리나라도 지난달 30일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를 비롯해 단기 관광 비자 발급 중단, 항공편 증편 중단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중국발 해외 관광에 따른 관광 수입보다는 폭증한 감염자가 유입되는 것을 적극 차단하는 국가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반발도 크지만 자업자득이란 지적이 더 많습니다.

중국발 경기 회복, 글로벌 인플레 우려도


코로나가 퍼져서 중국의 경기가 나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중국이 코로나에서 빨리 회복하는 것도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중국을 넘어 글로벌 전체로 봤을 때 말이죠.

중국의 경제가 살아나면 소비가 회복되고 수요가 확대되겠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고 이는 다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겁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중반까지 중국 경제가 완전 회복세로 전환할 경우 원자재 가격이 20% 상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원자재 수입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여행 수요가 확대돼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을 초래할 가능성도 큽니다. 중국의 민간 소비가 살아나면 중국이 글로벌 물가 상승을 주도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같은 중국발 인플레이션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중국 동부 산둥성 린이의 한 건설현장에서 3일 근로자가 용접하고 있다. 신화연합.


중국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 엇갈려


코로나 회복에 따른 전망이 엇갈리면서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 성장률에 대한 시각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 조차 올해 경제 성장률에 대한 전망의 차이가 적지 않습니다. 닛케이 신문은 중국 이코노미스트 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4.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습니다. 17명이 4%대 성장을, 16명은 5%대 성장을 예상한 거죠.

야오양(姚洋)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한 포럼에서 올해 중국이 "최소 6% 성장이 가능하며 8% 성장까지 예상해볼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전 상무부 부부장이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인 웨이젠궈(魏建?) 역시 같은 포럼에서 "2023년 성장률이 8%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내수 진작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실시되고 디지털경제, 스마트제조, 도시발전, 친환경 발전 등이 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취훙빈(屈宏斌) HSBC 수석연구원도 "중국은 올해 6%~7%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작년 성장률이 둔화되는 만큼 그만큼 기저 효과를 감안해 예상한 거죠.

중국 북부 허베이성 스자좡시의 한 의류업체 생산라인에서 3일 근로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화연합.


중국의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바라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눈높이는 상대적으로 중국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4.8%입니다. 세계은행은 지난 6월만 해도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을 8.1%로 제시했으나 최근 4.3%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부동산 부문의 불확실성과 전세계 성장세 둔화의 영향을 이유로 들었죠.

스위스 투자은행 UBS도 3년간 지속된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이미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사업을 접어 경제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2023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5%로 제시했습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4.4%로 예상한 국제통확기금(IMF)도 위드 코로나 부작용을 우려하며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할 거라면서 5.0%에서 5.4%로, 스탠다드차타드 그룹은 리오프닝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는 전제로 5.8%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관건은 뭐가 됐던 중국이 코로나19를 얼마나 슬기롭게 헤쳐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글로벌 말썽꾸러기가 된 중국, 올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부디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길 바랄 뿐입니다.

우리나라도 중국과의 무역 비중이 높은 만큼 긍정적 효과를 보기를 기대합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였던 중국을 미워하는 시선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중국의 순조로운 위드 코로나를 기원하는 기업과 국가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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