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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묻지마' 외국인 근로자 선발제도

김남명 사회부 기자

김남명 사회부기자




“사진이랑 이름만 보고 외국인 근로자를 뽑습니다. 무슨 일을 잘하는지,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몰라요. 외국인 근로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한국에 들어옵니다.” (이민사회전문가협회 관계자)

저출산·고령화 심화로 뿌리산업에서 일하는 인력의 상당수가 외국인 근로자로 채워졌다. 공장에서 용접을 하는 일도, 음식점에서 서빙을 하는 일도, 농촌에서 곡식을 수확하는 일도 외국인 근로자의 손을 거친다.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외국인 근로자들의 비자 문턱을 대폭 낮추고 ‘이민청’ 신설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외국인 근로자 선발과 입국 이후 관리 방식은 문제가 많다. 한마디로 선발 과정은 ‘깜깜이’, 입국 이후는 ‘나 몰라라’다. 기자가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사실이다.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대부분이 브로커의 손을 통해 손쉽고 빨리 입국하는 비공식 루트를 고르고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스스로 불법 취업하는 길을 선택한다.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의 18%에 달하는 41만 2659명이 불법 체류자인 이유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선발하는 방식은 일차원적이다. 심사 기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서류다. 한국어 시험 자격증, 재산증명 서류, 부모 소득 입증 서류 등 각종 형식적인 서류 제출 여부로 비자 발급 심사를 판가름한다. 고용주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어느 수준의 업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채 사진에만 의존해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유학생의 경우 한국 방문 목적이 ‘공부’인지 ‘불법 취업’인지조차 걸러내지 못한다.

외국인 근로자 선발 및 관리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서류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실제 역량을 검증해 등급을 매겨야 한다. 단순히 한국어 자격증 보유 여부만 따지기보다 실제 한국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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