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현시점에서 후계자는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북한 리더십 관련 주제 웨비나에서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서 (북한 내) 혼란과 체제 붕괴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그럴 경우 김여정으로 권력 이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여정은 최소 2014년부터 실권을 행사한 동생이자 2인자”라면서 “현재 김여정은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논리적으로 볼 때 가장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자녀가 아직 어린 데다가 북한 체제가 공고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 유고 발생 시 내부적으로 급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수미 테리 국장은 “만약 북한의 체제가 불안정해진다면 쿠데타나 민중 봉기 때문이 아니라 권력 승계의 실패가 촉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첫째 자녀가 성인이 되려면 2030년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김정은이 몇 년 뒤에 죽는다면 김정은의 자녀 중 한 명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최근 김 위원장이 대외활동에 자주 동행하며 공개적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둘째 딸 김주애에 대해서 “김주애가 핵 단추에 손을 뻗어서 누르기 위해서는 (발을 받칠) 전화번호부 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현재 승계 1순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는 반대파나 반대파 지도자가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김정은이 급사해도 질서 있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여정은 여기에서 첫 번째 순위일 수 있으며 김정은이 죽는다고 해도 정책 변화의 신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김정은 체제에서 부인 리설주 여사의 영부인 역할이 부각되고 외무상에 최선희가 임명된 데 이어 딸 김주애까지 전면에 등장한 것을 두고 “가부장적인 남성이 지배하는 북한 정치 문화에서 여성은 김정은에게 덜 위협적일 수 있다”라며 “북한에서 여성이 올라갈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이 장남이 아니라 가장 능력 있는 아들로 평가돼 후계자가 됐던 것처럼 만약 김주애가 가장 능력이 있는 자녀라는 것을 증명한다면 후계 경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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