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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땅은 못참지!" 점점 늘어나는 주차장 태양광[지구용]

전기생산+눈·비·햇빛 막아주는 효과, 대형마트·공장 주차장 설치 늘어

수도권 대형 주차장 282곳에만 설치해도 11만가구 쓸 전기 생산 가능

일러스트=박희민 디자이너




앞서 건물 옥상의 텅 빈 공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이야기(다시보기) 전해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에디터는 그 때 ‘놀리는 공간에서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란 발상에 매우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건물 옥상은 ‘공간’으로조차 인식되지 않는, 명실상부한 노는 땅이니까요.

그리고 지난해 8월엔 환경운동연합을 통해 ‘주차장 태양광’이란 아이디어를 접했습니다. 지구용 레터에서 전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늦어지긴 했지만 이제라도 전해드려 봅니다.

우리 동네 주차장에도 태양광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주차장 태양광은 말 그대로 주차장에서 태양광 전기를 만든단 뜻입니다. 에디터도 충청도 어딘가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공영주차장에 설치하기도 하고, 대기업 마트 주차장에 설치한 경우도 있습니다. 2021년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주차장(무려 축구장 4배 면적)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서 그 전기를 사무실 조명, 냉난방, 사내 전기차 충전소 등등 요리조리 잘 쓰고 있단 소식도 흐뭇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대형 지상 주차장 282곳에만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도 연간 417.5기가와트시 규모의 전력 발전이 가능한 걸로 추정됩니다. 가구당 월평균 300킬로와트시의 전력을 쓴다고 잡으면 약 11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셈. 국내 전기차(2020년 기준 14만6000대)가 필요한 전기 수요의 1.4배나 됩니다. 수도권이 이 정도니까 전국으로 확대하면 더 많은 태양광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지=환경운동연합


태양광 발전은 멀쩡한 산림을 해치고 설치한다는 점(요즘은 안 그러지만요) 때문에 비판받기도 했는데, 그런 우려가 없단 강점도 있습니다. 그냥 있는 주차장을 활용하면 되니까 말입니다.

별 감흥이 없는 용사님들도 있겠지만 태양광 주차장은 햇빛을 가려줘서 여름에 차가 덜 지옥불이라고 합니다. 눈, 비가 내릴 땐 차가 덜 더러워지고요. 차를 너무너무 아끼거나, 세차가 귀찮은 분들에겐 큰 장점이죠.

그래서 앞으로는 더 많은 주차장 태양광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년 5월에는 롯데마트가 전국 지점 17곳 주차장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고, 12월엔 인천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 국제캠핑장 주차장 등에 연간 18만9000킬로와트의 전기를 만들 수 있는 태양광 발전기가 만들어졌습니다(매년 온실가스 89.7톤 절감, 30년생 소나무 1만3000그루를 심는 효과! 기사 보기) 앞으로 일산 호수공원 주차장에도 설치할 거라고 합니다.

인천국제공항 야외 주차장은 아직 1.2메가와트 정도만 설치해 놨지만 환경연합 조사에 의하면 총 21.2메가와트까지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항의 광활한 주차장을 태양광 발전에 쓴다니, 친환경 덕후들의 마음이 설레이는 대목.

전국 주차장에 무조건 만든다면?


수도권에 주차장 태양광이 늘어난다는 건 에너지 자급자족을 조금이라도 늘린단 의미도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수도권에는 발전 시설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서울을 보면 2020년 전력 자립률이 겨우 11.2%입니다. 반면 석탄발전소가 몰려 있는 충남 지역은 석탄발전으로 생기는 미세먼지 때문에 고통받고 있고요. 이민호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팀장님은 “주차장 태양광은 수도권의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고 착취적인 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예 주차장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하면 어떨까요? 땅덩이가 넓은 나라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지만 우리나라, 특히 수도권은 소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곳곳에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프랑스는 작년 11월 주차 공간이 80대가 넘는 주차장에는 무조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그러면 프랑스에 11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전기를 더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핵발전소 10기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태양광 패널, 재활용은 돼?


지구용사님들이라면 궁금할만한 부분을 정리해 봅니다. 태양광 패널의 수명(25~30년)이 다 된 후에는 폐패널에서 부품을 회수해서 은·실리콘·구리 등을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무게 기준으로 85% 이상 재활용 가능!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시행되는 ‘태양광 패널 생산자 책임재활용제도(EPR)’ 덕에 의무적으로 재활용해야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전세계적으로 보면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이 평균 10%(2021년 기준)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4.7%에 그칩니다.

지구용사들의 임무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구용의 이 글을 꼭 기억해 두셨다가 태양광 주차장을 보면 동행인들에게 설명해주기. 두 번째는 환경연합의 주차장 태양광 확대 서명(15초컷 가능) 참여하기. 서명 링크는 환경연합 담당자 분들이 정말 공들여 만든 아래 이미지에 걸어둡니다. 정말 잘 만든 페이지니까 꼭 들어가서 둘러보시길 권해봅니다. (링크 연결이 안 되신다면 → https://bit.ly/3X22VcE)

이미지=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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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돼 있습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제로웨이스트·동물권·플라스틱프리·비건·기후변화 등 다양한 소식을 e메일로 전해드릴게요. 구독 링크와 아카이브는→https://url.kr/use4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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