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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연극 시초' 美 리빙시어터 '로제타'로 첫 내한 공연…"먼 이국땅서 사랑을 전한 '파란 눈의 마더'"

25살 조선에 와 女병원 운영

"세상 더 좋게 변화시키려는

리빙시어터 정신과 어울려"

13~14일 ACC 무대에 올라

연극 ‘로제타’ 출연진이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연극의 일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옐로밤




‘20세기 최고의 실험극단’ 중 하나로 세계 현대연극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미국 리빙시어터가 창단 최초로 한국에서 공연한다. 이들의 첫 한국 공연은 극공작소 마방진과 공동으로 오는 13~14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여는 연극 ‘로제타’로, 미국인 여성 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1865~1951)이 20대 젊은 나이에 조선에 와 여성병원을 만들고 한글 점자를 개발해온 삶을 8명의 배우가 함께 연기한다.

김정한(오른쪽) 연출가가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열린 연극 ‘로제타’의 오픈 리허설 행사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옐로밤


리빙시어터와 마방진, 공연을 주최하는 ACC는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로제타’의 오픈 리허설 행사를 열었다. 리빙시어터는 1947년 미국 뉴욕에서 줄리안 벡, 주디스 멀리나 부부가 만들었으며,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의 시작을 알린 전설적 극단이다. 매우 실험적인 형식에 비폭력적 아나키즘 등 혁신적 주제를 담아 반전운동 등 사회적 목소리를 냈다.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등 명배우들이 거쳐갔으며, 유럽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연극사에 중요한 비중을 점한다.

이날 일부 시연된 극을 보면 한국인 5명, 미국인 3명의 배우들이 타악기 리듬에 맞춰 이리저리 뛰어다니더니 돌아가면서 각자 언어로 “나는 로제타입니다”를 외친다. 이들은 배역의 구분 없이 주인공인 ‘로제타’를 비롯한 여러 인물을 연기하는가 하면,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말 걸기도 시도한다.

한국인과 미국인 사이 언어 장벽을 실제보다도 과장해서 무대 위에서 드러내고, 이를 웃음과 재치의 소재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 중 배우들이 모두 ‘로제타’를 함께 연기하는 설정은 리빙시어터의 앙상블 테크닉을 도입한 것으로, 이들은 로제타의 일기장에서 발췌한 시적인 문장을 나눠서 연기한다.



연극 ‘로제타’ 출연진이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연극의 일부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옐로밤


김정한 연출가는 “25살에 타지에 와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애쓴 한 사람의 아름다웠던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 양화진공원에서 우연히 로제타 셔우드 홀 기념관을 봤고, 전시된 그의 일기장 속 ‘나 길을 모르겠사오니 하나님 도와주옵소서’라는 구절은 강한 동기부여가 됐다. 이어 과거 활동했던 리빙시어터에 협업을 제안하면서 작업이 성사됐다.

조선말 배경의 미국인 선교사 이야기를 2020년대에 꺼내게 된 데 대해 그는 “거창한 이유는 없다”며 “한국 근현대사를 다루지만 정치적 이야기는 하나도 꺼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강민 마방진 대표도 “인류애에 관한 이야기다. ‘로제타’를 통해 글로벌 시대 보편적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브래드 버지스(오른쪽) 미국 리빙시어터 대표가 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연습실에서 열린 연극 ‘로제타’의 오픈 리허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옐로밤


배우이면서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브래드 버지스 리빙시어터 대표는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키려는 리빙시어터의 정신과 ‘로제타’의 메시지가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리빙시어터에서 50년 이상 활동한 배우 토마스 워커도 “이 작품은 리빙시어터의 소명에 합당한 작품”이라고 거들었다. 김 연출가는 “연극을 통해 관객들이 로제타의 삶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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