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가 연일 영국 왕실 가족을 겨냥한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8일(현지 시간) 보도된 영국 방송 ITV 인터뷰에서 형인 윌리엄 왕세자 부부 등 왕실 가족과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나는 꼽사리(third wheel)에 불과했다’는 등의 정제되지 않은 표현까지 써가며 격정적인 어조로 토로했다.
이번 인터뷰는 해리 왕자의 자서전 ‘스페어(Spare·예비용)’ 출간과 맞물려 이뤄졌다. 사전 유출된 자서전에서 밝힌 아프간전에서 25명을 사살했다는 등의 돌출 발언 등은 영국 안팎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형과 형수를 포함한 왕실과의 관계를 주된 화두로 삼았다. 그는 메건 마클과 결혼하면서 형인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잘 지낼 수 있기를 희망했으나 윌리엄 부부가 마클을 환영하는 데는 고정관념에 따른 ‘장벽’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클은 미국 출신 흑인계 혼혈 배우로 한 차례 이혼 후 해리 왕자와 연애를 거쳐 결혼했다. 해리 왕자는 “우리가 네 명이 돼서 형과 나의 관계가 더 가까워지고 함께 나가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내가 그들에게 꼽사리로서 많이 했던 일”이라며 “때로 즐겁기도 했지만 때로 조금은 이상한 일이기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그들은 내가 마클과 같이 매우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누군가와 사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리 왕자는 마클과 결혼하면서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한 뒤 왕실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그들은 화해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면서 “침묵하는 것은 가해자가 계속 학대하도록 허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앞서 불화의 씨앗이 된 마클의 ‘인종차별 피해’ 주장과 관련해서는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마클이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아들 아치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를 놓고 근심하는 대화가 있었다”고 말해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날 해리 왕자는 당시 마클의 발언이 가족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뜻인지 묻자 “아니다. 영국 언론이 그렇게 말한 것”이라며 “마클이 언제 ‘그들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한 적이 있나”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왕실 일부와 대중지를 겨냥해 ‘악마와의 동침’을 선택한 이들이 있다고도 독설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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