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2년차 국정과제인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에 최적화된 대통령실 조직 개편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개혁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교육문화수석을 신설하는 방안까지 거론 중인데 ‘슬림한 대통령실’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이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친·인척을 감시하는 특별감찰관 없이 공직사회를 겨냥한 공직감찰관만 신설하는 개편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대통령실 개편과 관련해 “특정 수석실에 업무가 과도하게 몰려 있다”며 “수석비서관급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개편이 조율되는 배경에는 윤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3대 개혁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대통령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개혁 이외에 우리가 살 길은 없다”며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3대 개혁을 미룰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제는 3대 개혁 과제가 모두 사회수석실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사회수석실에는 고용노동비서관·교육비서관·보건복지비서관 외에도 문화체육비서관 등이 포진하고 있다. 올해 최우선 국정과제인 3대 개혁에 매진해야 할 사회수석실이 문화체육 분야에 대한 정책 조율에도 나서야 하는 처지다.
사회수석실 관계자는 “업무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회수석실이 노동과 연금 개혁에 집중하게 하고 교육과 문화체육을 관할하는 교육문화수석실을 만들자는 의견이 분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도로 청와대’ 우려에 수석실을 늘리는 개편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인력을 30% 축소하겠다”며 청와대의 3실(비서실·안보실·정책실), 8수석실(경제·사회·정무·국민소통·시민사회·인사·일자리·민정)을 2실(비서실·안보실), 5수석실(경제·사회·정무·시민사회·홍보)로 축소하며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라진 정책실장의 공백을 실감하고 정책 조정을 담당하는 국정기획수석을 신설하며 현재 6수석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문화수석을 추가하면 7수석 체제로 사실상 과거 청와대(8수석)와 유사해진다.
이미 비서관급은 국제법무비서관과 정책조정비서관을 신설해 이영상 전 쿠팡 부사장과 박성택 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정책관이 각각 내정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이 과거 민정수석실 산하에 있던 공직감찰반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실상 사라진 민정수석실의 기능을 대통령실 내에 부활시키는 조처다. 대통령의 4촌 이내 친·인척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비위를 감찰하는 기구인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추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대로 둔 채 공직 감찰 기능만 부활시키는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직 개편에 대해 “여러 의견이 논의되는 단계지 아직 확정된 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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