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정된 국내외 클래식 음악 아티스트들의 공연은 애호가들로부터 다양성과 유명세 면에서 풍성했다는 평가를 받은 지난해보다도 더 화려하다. 지난해 대거 열린 해외 명문 오케스트라들의 내한공연은 올해 더 높은 체급의 악단들로 이어진다. ‘역대 최강’이라는 수식어도 과하지 않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 등 최고 실력의 국내 음악인들도 협연자로 참여한다. 세계 최고 발레단 중 하나인 파리오페라발레단(POB)도 약 30년만의 내한공연을 갖는다.
창단 475년을 맞는 전통의 오케스트라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3월 3·5·7·8일 공연이 올해 내한의 출발점을 끊는다. 2012년부터 이 악단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함께 하고 있는 정명훈이 지휘하며, 3·5일에는 조성진이 협연자로 나선다.
5월에는 룩셈부르크 필하모닉이 첫 내한공연을 첼리스트 한재민과 협연으로 장식한다. 6월에는 로테르담 필하모닉, 루체른 심포니가 각각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협연자로 내세워서 한국에서 공연한다. 9월에는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가 피에타리 잉키넨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협연으로 한국을 찾는다.
올해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시기는 11월 초·중순이다. 이른바 ‘세계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베를린필, 빈필, 로열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RCO)의 공연이 동시에 진행된다. 빈필은 우선 6일 롯데콘서트홀, 8일 예술의전당에서 러시아 출신 투간 소키에프의 지휘로 피아니스트 랑랑과 협연한다. 베를린필은 11·12일 예술의전당에서 6년만의 내한 공연을 진행하며, 이 중 12일에는 조성진이 협연자로 참여한다. 6년만에 내한하는 RCO도 이탈리아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의 지휘로 11~1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280년 전통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같은 달 15·16일에 공연한다. 이달 말에는 정명훈 지휘의 뮌헨 필하모닉 공연도 예정돼 있다. 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각각 협연한다.
솔로 연주자들의 내한 리사이틀도 쟁쟁하다. 우선 다음 달 12일 테너 최고 음역인 ‘하이C’의 제왕으로 불리는 현존 최고로 평가받는 벨칸토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가 처음으로 내한해 공연한다.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으며, 6·7월 7회 공연으로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32곡 전곡을 연주한다. 지난해 건강문제로 내한이 무산됐던 전설적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는 4월 18·23일 리사이틀이 예정돼 있다. 조성진도 7월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한편 무용 공연의 기대작은 3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단인 POB의 ‘지젤’이 꼽힌다. 발레단 전체가 한국을 찾아서 공연하기는 1993년 이후 30년만으로, 당시에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지젤’을 공연한 바 있다. 10월에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모던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리며, 11월 하순에는 러시아 대표 발레단인 마린스키 발레단의 ‘지젤’ 내한공연도 예정돼 있다. 오페라 가운데는 예술의전당이 7년만에 직접 기획·제작해 10월 올리는 ‘노르마’와 올해 20회를 맞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일환으로 야외에서 열리는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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