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이 부진한 특별공급 청약 성적을 받았다. 각종 분양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1·3대책이 올해 상반기 시행 예정인 가운데 1주택 청약 당첨자의 기존 주택 처분 의무 폐지와 무순위 청약 요건 완화 등의 조치가 전국 분양 시장의 급격한 내리막세를 멈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 동구 신천동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에서 230가구 모집에 단 3명이 지원, 0.01대 1의 경쟁률을 받아들었다. 전용 84㎡A·B·C·D와 106㎡·124㎡ 등 총 6개 주택형 중 3개 주택형(84㎡C·106㎡·124㎡)은 지원 인원이 아예 없었다. 이외 84㎡A·B·D 주택형에는 각각 한 명이 지원했다.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KTX와 SRT가 모두 정차하며 신세계백화점이 자리한 동대구역으로부터 약 1㎞ 거리에 있다. 추후 인근 지역에 대구 MBC 부지 개발과 법원·검찰청사 이전 등의 호재가 있으나 거세게 몰아치는 분양 한파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1만 1700가구로 전국 물량 5만 8027가구의 20.2%에 달한다. 또한 부동산R114 통계에서는 올해 입주 물량이 3만 6059가구로 지난해 2만 653가구 대비 74.6% 증가할 예정이라 공급 물량도 많다.
국토교통부가 이달 중 공개하는 통계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레드라인’인 6만 가구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정부는 올해 1월 3일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책을 꺼내들었다. 특히 분양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전매제한 완화 △분양가상한제 주택 실거주 의무 폐지 △중도금 대출 전면 허용 △특별공급 전면 허용 △1주택 청약 당첨자의 기존 주택 처분 의무 폐지 △무순위 청약 자격 요건 완화 등의 조치가 상반기 내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기축 매매 시장의 위축세와 글로벌 고금리 기조는 이어지고 있어 정부 조치가 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각종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대출 부담이 여전히 크고 분양 받은 주택의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는 만큼 쉽사리 청약 및 계약에 나서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년 이상 부동산 시장 분석을 해온 한 전문가는 “1·3 대책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다수의 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만큼 시장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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