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업 조합이 7200억 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비를 이달 19일 만기에 맞춰 상환한다. 일각에서 정당 계약률에 따라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지만 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사업비 보증 대출을 통해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사업 주체인 조합이 초기 계약률에 관계없이 준공까지 사업을 끌고갈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정비 업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은 7500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HUG 보증으로 국내 시중은행 5곳에서 수혈한다. 이번 보증 대출에는 신한은행·KB국민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이 참여한다. 금리는 CD금리(3.97%)에 고정금리 2.5%를 가산한 연 6.47%이며 만기는 준공(2025년 1월) 이후 입주 기간 3개월이 지난 2025년 4월까지다. 이에 조합은 이달 19일 만기가 도래하는 7231억 원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상환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조합은 이달 17일까지 예정돼 있는 수분양자의 정당 계약을 통해 회수하는 계약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상환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10월 한 차례 사업비 7000억 원에 대한 대환을 거쳤던 조합은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고금리인 연 12%라는 조건을 감내해야 했다. 또 부동산 PF 시장에 자금이 돌지 않아 ABCP처럼 만기가 짧은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핸디캡을 안고 있는 둔촌주공 조합으로서는 지난해 12월 실시한 1·2순위 본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해야 했지만 청약 시장이 위축되면서 일부 주택 타입은 당첨 최저 가점이 20점에 불과할 정도로 썰렁했다. 시장에서는 조합이 계약률 100%일 경우 총 계약금(분양가의 20%) 약 9279억 원에서 PF 7231억 원을 일시 상환하기 위해 필요한 계약률을 80%가량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번에 대환 대출에 성공한 데다 만기도 준공 후 3개월로 2년 이상 여유 있게 확보하면서 조합은 준공까지 사업비 문제에 압박을 받지 않게 됐다.
박승환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이번 대출 보증을 통해 PF 상환뿐 아니라 조합원 이주비 이자와 감리비·운영비 등 비용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분양 대금을 포함한 수입이 확보되면 순차적으로 갚아나가면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업비 문제는 근원적으로 해결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합은 이달 17일까지 청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정당 계약을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둔촌주공의 전매 제한 기간이 기존 8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고 실거주 의무 및 중도금대출 제한이 폐지되면서 계약률이 70~80%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