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설 현장의 불법적 관행인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요구하는 기사에 대해 최대 면허취소 처분까지 가능하도록 처벌을 강화한다.
12일 국토교통부는 전날 개최된 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민관 협의체 3차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국가기술자격법에 타워크레인 기사 등 국가 기술 자격의 취소 근거는 있지만 조종사·기술사·변호사·세무사 등을 대상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해 미흡한 실정”이라며 “월례비 등 금품 강요에 따른 처분 근거를 구체화하기 위해 건설기계관리법이나 건설산업기본법 등 법 개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각 하도급사에 별도의 월례비 명목으로 600만~1000만 원을 요구하고 하도급사가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인양 거부나 늑장 인양으로 공사 일정에 차질을 주고 있다.
국토부는 레미콘 운송 거부 등 부당 행위에 대해서도 사업자의 사업 등록을 취소하는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건설 현장의 필수 자재인 레미콘을 제조 공장에서 건설 현장으로 옮기려면 콘크리트 믹서 트럭이 필요하다. 일부 운송 사업자가 이를 이용해 소속 조합원의 채용을 요구하고 거절 시 레미콘 운송을 거부하거나 신규로 취업하려는 차주에게 금품을 강요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창원명곡 한국토지주택공사(LH) 행복주택 건설 현장에서 한 건설 노조가 요구한 소속 조합원 채용을 시공사가 거부하자 최근 24일간 레미콘 공급이 중단된 바 있다. 이날 해당 건설 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노조의 불법적 행태에 대해 “후진국 같고 무법 지대에 있는 조폭들이 노조라는 탈을 쓰고 설치는 이런 것들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진행 중인 ‘건설 현장 불법행위 일제 조사’ 결과 불법행위로 의심되는 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과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엄중 대응할 방침이다. 또 관계 기관과 함께 민관 협의체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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