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불법 무기수출입 관련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서해에서만 해도 총 42건의 북한 선박 불법 환적이 포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자유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0일자로 북한 서해 상의 초도 남단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에 불법 환적에 가담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6척이 찍혔다고 12일 보도했다. 6척중 2척은 바지선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4척이 2척씩 나뉘어 각각 바지선 1척마다 양 옆에 붙어 환적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VOA는 전했다.
VOA는 이번에 쵤영된 영상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 위성사진으로 포착한 북한 서해 상의 선박간 환적 의심 사례가 총 6건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에 포착된 북한 서해 상의 환적 의심 정황도 총 36건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들은 지난해 3월 공개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 내에서 선박 간 환적을 하는 신종 수법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해 9월 공개된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들의 중간보고서에선 북한 해역에서 선박들이 밀착한 장면을 담은 위성사진이 공개됐는데 선박 3척이 맞댄 경우 가운데 있는 1척은 크레인 바지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바다 위에서 선박들끼리 환적을 할 경우 화물을 집어 올려 다른 배로 옮기기 위한 크레인 바지선이 필요하다.
전문가패널들은 북한 서해상 초도 일대(북한식 명칭은 ‘서조선만’) 새로운 환적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유엔안보리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해외 출항 선박과 북한 선박들을 초도 일대의 서해 상에서 만나게 해 환적한 뒤 한 북한 남포로 화물 등을 옮기는 수법을 쓰고 있다는 게 전문가패널들의 추정이다. 안보리가 2017년 9월 의결한 대북 결의안 2375호를 통해 북한 및 북한 대리 선박의 공해 상 환적을 금지한 이후 북한이 공해 상이 아닌 자국 영해 내에서 환적을 하는 방식으로 안보리 제재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 해상 불법 환적 등을 통해 무기 등 금수물폼을 해외로 수출하거나, 미사일 등 무기제조에 필요한 부품, 설비, 원료 등을 수입해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생화학 무기 개발에 협력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계속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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