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들은 친환경에 대한 책을 일부러 골라 읽을 것 같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은 편입니다. 지구용을 만들며 만나는 전문가 분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오히려 친환경 책은 손이 잘 안 갑니다. 그렇지만 읽어보면 좋은 책이 너무 많은 긴 해요. 그래서 또 들고 온 책, <지구로운 출발>(팜파스출판사) 소개합니다. 웹툰이라 차 한잔 하면서 읽으면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밀키 가족의 귀엽고도 아픈 이야기
<지구로운 출발>은 친환경 분야에서 이미 유명한 웹툰작가, 김우영 밀키베이비 대표님(=이하 밀작가님, 인스타는 여기)이 그리고 쓰셨습니다. 밀작가님은 어렸을 적부터 중증 알레르기를, 밀키아빠님은 중증 아토피를 앓아왔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밀키 역시 면역질환이 있고요. 밀작가님은 담담하게 설명하시지만 어린 자녀의 면역질환을 지켜보는 게 얼마나 괴로웠을까 싶었습니다. 면역 체계가 고장난 병들은 치료제가 없고 유전될 가능성도 높다도 합니다.
그래서 밀작가님은 밀키가 태어나자마자 모든 제품의 성분표에 집착하게 됐고 유기농, 천연소재, 비건, 노케미(화학제품을 쓰지 않음) 를 실천해왔습니다. 그렇게 7년이 지나자 밀키아빠는 아토피가 나았으나 튀김 등을 먹으면 금방 재발, 완치는 어렵나봅니다. 밀작가님도 건강을 회복했고, 밀키는 면역질환이 있지만 일상생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다행스런 소식. 정말 귀여운 그림체지만 그 과정에서의 고뇌가 웹툰에 생생하게 표현돼 있어서 같이 울고 웃게 됩니다.
지구용 에디터도 메모한 친환경 생활팁
밀키 가족이 오랫동안 직접 겪고 때로는 망하면서 얻은 꿀팁들도 흥미진진합니다. 샴푸바로 머리를 감았더니 너무 뻣뻣해져서 실망했단 내용, 품질이 엉망인 비건 색조화장품에서 진심으로 공감했습니다. 밀랍블록을 녹여서(맛있게 생겼습니다) 직접 밀랍랩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고 소프넛을 천연 거품목욕제로 쓰는 밀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용사님들에게 꼭 필요한 친환경 어린이용품 고르는 법, 섬유류의 국제 유기농 인증 확인하는 법도 이 책을 꼭 추천하고픈 이유.
식초와 허브, 에센셜오일로 천연린스 만드는 법은 따로 메모해뒀습니다. 비건 마시멜로로 스모어를 만들어서 친환경 할로윈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이 정말 따스해 보입니다.
기후우울증에 대한 부분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들어줘요 지구용(레터 맨 아래)'으로 목소리를 들려주시는 지구용사님들 중에서도 하루하루 악화되는 것만 같은 환경, 나 혼자 지구를 지키려고 아등바등하는 것 같은 느낌을 털어놓는 경우가 있는데요. 특히 아이와 함께 환경을 이야기하다가 자칫 아이까지 비관적인 정서에 물들어버리면 안되니까요. 밀작가님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셨는지 꼭 책에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 관련해서 예전에 소개했던 책,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의 이은재 작가님(=초등학교 선생님!)도 조금 다르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으니까 지난 레터에서 다시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에디터가 특히 찡했던 장면이 책 뒷부분, 우산을 펼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특히 아이들을 위해 지구를 아끼는 그 마음을 많은 용사님들과 나눌 수 있음 좋겠습니다. 스스로를 위해 사 보셔도 좋고, 친환경 입문자에게 선물로도 좋고, 아이가 있는 지인들에게도 뜻깊은 선물이자 참고서 역할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감사하게도 팜파스출판사에서 지구용사님들을 위해 선물로 열 권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응모하실 분들은 지구용 인스타(jiguyong_official)와 트위터 계정(jiguyong)에서 확인해 주시면 됩니다. 응모와 별개로 지인 선물용으로도 강력추천합니다. 지구용에 수수료라도 떨어지는 건 아니고요, 귀엽고도 똑똑한 웹툰으로 지구용사 정신을 열심히 퍼뜨려보자는 전략!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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