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오픈 전초전’ 우승자 권순우(26·당진시청)가 호주 오픈에서 메이저 역대 최고 성적인 16강에 도전한다.
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 호주 오픈(총상금 7650만 호주달러)이 16일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파크에서 개막하는 가운데 권순우는 이날 세계 랭킹 123위의 크리스토퍼 유뱅크스(미국)와 남자 단식 1회전을 치른다. 유뱅크스는 권순우가 한 번 만나 승리를 거뒀던 상대다.
권순우는 다음 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개인 최고 타이인 52위까지 32계단이나 상승한다.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결승에서 세계 26위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을 2 대 1(6 대 4 3 대 6 7 대 6<7 대 4>)로 꺾고 우승했기 때문이다. 2021년 9월 아스타나오픈에 이은 개인 통산 두 번째 투어 우승으로, ATP 투어 2회 우승은 한국인 최초 기록이다. 특히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를 세 차례나 이긴 전적(3승 9패)으로 유명한 아굿을 이기면서 호주 오픈 기대를 한껏 높였다. 권순우의 호주 오픈 최고 성적은 지난해의 2회전 진출이며 메이저 최고는 2021년 프랑스 오픈의 3회전(32강) 진출. 한국 선수의 메이저 최고 기록은 정현이 2018년 이룬 호주 오픈 4강이다.
지금 기세라면 권순우는 프랑스 오픈 32강을 넘어 이번 대회 16강도 노릴 만하다. 애들레이드 대회는 투어 대회 중 가장 낮은 등급의 ATP 250 대회이긴 했지만 권순우는 성적을 떠나 경기력 자체가 남달랐다. 무엇보다 강하고 빠르게 업그레이드된 포핸드가 안정감을 더한다. ATP 투어 홈페이지는 권순우의 애들레이드 대회 우승 소식을 전하며 "권순우가 결정적인 순간 무시무시한 포핸드로 랠리를 컨트롤했다"고 평가했다. 최고 시속 210㎞의 강서브를 뽐냈고 세컨드 서브의 득점 비율도 51%나 됐다. 첫 서브 실패에도 두 번째 서브를 과감하게 넣을 만큼 서브 자신감이 절정이라는 뜻이다. 로이터통신은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권순우는 흠 없는 세컨드 서브 덕에 승리를 확정했다"고 했다.
이번 호주 오픈에서 세계 5위 조코비치는 대회 통산 10회 우승에 도전하며, 대항마인 세계 2위 라파엘 나달(37·스페인)은 이 대회 2연패이자 메이저 통산 23회 우승을 두드린다. 메이저 최다승 부문에서 1위가 나달, 2위가 조코비치(21승)다. 둘은 결승에 가야 만나는 대진이다. 세계 1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다리 부상으로 불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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