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최근까지 약 1개월간 코로나19로 사망한 인원이 약 6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중국 통계의 불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불신이 가득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해 성장률이 2%대로 곤두박질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지방정부에서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도 보수적으로 책정하고 있다. 춘제(음력 설)가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과 변이 출연의 고비가 될 것으로 우려되는 데다 경제 회복도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 시간) 국무원 연합방역기구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전국 의료기관이 누적 집계한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 관련 사망자는 5만 9938명이라고 밝혔다. 12월 7일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한 다음 날부터 한 달가량의 통계다. 중국이 정책 전환 이후 기저질환자를 포함한 포괄적 개념의 사망자 수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폐렴이나 호흡 부전이 사망 원인인 경우에만 코로나19 사망자로 집계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기저질환과 코로나 감염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한 사람까지 포함됐다.
여기에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자택 등에서 사망한 사례가 들어 있지 않은 만큼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오야후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의료정책사 사장은 사망자의 9.2%가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호흡부전으로, 90.8%는 기저질환 보유자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80.35세이며 65세 이상이 약 90.1%로 집계됐다. 자오 사장은 “겨울철은 고령자의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고 심뇌혈관 질환이 심해지는 계절”이라면서 “이 시기에 코로나19 감염이 겹치면서 고령 사망자가 비교적 많았다”고 전했다.
입원자와 중증환자 수는 정점을 찍고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입원 환자 수는 5일 162만 5000명을 찍고 줄어들어 12일에는 127만 명으로 집계됐다. 중증 입원 환자 수도 5일 약 12만 8000명에서 12일 10만 5000명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춘제 연휴를 앞두고 고령층에 대한 의료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국제사회가 통계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자 부담을 느껴 수치를 발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통계 공개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보다 상세한 데이터와 정보를 요청했다. WHO는 성(省)별로 상세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바이러스 변이를 추적하는 데 필수적인 유전체 정보도 공유해줄 것을 강조했다.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회복은 당분간 더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지방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로 5~6%대를 주로 제시했다. 15일까지 31개 성·시·자치구 24곳이 올해 성장률 목표를 발표한 가운데 ‘경제 수도’ 상하이시는 5.5%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날 인민대표대회를 연 베이징시는 4.5% 이상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중국 최대 경제 지역인 광둥성과 창장삼각주의 핵심인 저장성도 나란히 5% 이상으로 잡았다.
하이난성이 9.5%로 가장 높은 목표를 제시했고 시짱자치구와 장시성이 각각 8%와 7%대를 예상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부분 지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올해는 다소 보수적인 수치를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아직은 코로나19 회복 시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은 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하순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고 이달 11일 현재 누적 감염자가 전체 인구의 64%인 9억 명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추정치를 기반으로 3월께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실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중국도 자유롭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시장 분석 업체 윈드를 인용해 2022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이는 2020년의 2.2%보다 높지만 1976년 문화대혁명 이후 46년 동안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중국의 지난해 GDP 성장률은 17일 발표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