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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차기 총리 ‘미스터 픽스잇’ 힙킨스 확실시

22일 전당대회에서 확정…당 지지율 급락 속 10월 총선 치러야

뉴질랜드 차기 총리로 지명된 크리스 힙킨스 경찰·교육장관이 21일(현지 시간) 웰링턴에 있는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격적으로 사임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후임으로 크리스 힙킨스(44) 경찰·교육장관이 확실시된다고 AFP통신 등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노동당 중진의원 덩컨 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당대회에서 22일 오후 1시 지명 동의를 통해 힙킨스를 당 대표로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총리 후보로 힙킨스 장관이 단독 지명됨에 따라 이날 동의 투표는 형식적인 절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힙킨스 장관이 취임하면 오는 10월 14일 총선까지 뉴질랜드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힙킨스 장관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대단히 큰 영광이라며 "아던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이후 누가 노동당과 뉴질랜드를 이끌어갈 지도자로 가장 좋은지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과정에서 놀랍게도 내가 동료의원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영광스러우면서도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힙킨스 장관은 지역구 사무실을 직접 수리하기도 해서 '미스터 픽스잇(잘 고치는 사람, 또는 해결사)'라는 별명을 가졌다. 2008년 처음 뉴질랜드 의회에 입성, 2020년 11월 첫 코로나19 대응 장관으로 임명돼 뉴질랜드의 팬데믹 대응 사령관으로 활약하면서 인기를 누렸다. 오랜 내각 경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는 경찰 장관과 교육부 장관, 공공서비스 장관을 겸임하고 있다.

웰링턴 빅토리아대학에서 정치학과 범죄학을 공부한 그는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딱딱한 이미지와 달리 격식을 파괴하는 소탈한 행동으로도 유명하다. 2021년 12월 가족들과 웰링턴 인근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에도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코로나 상황을 브리핑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힙킨스 장관을 둘러싼 정치 환경은 녹록지 않다. 시민단체 납세자연합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던 총리 사의 표명 이전 노동당 지지율은 31.7%로 뉴질랜드국민당(37.2%)보다 낮았다. 10월 대선 전까지 지지율을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앞서 아던 총리는 지난 19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고 10월로 예정된 총선에도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30대의 나이로 처음 총리에 오른 뒤 출산휴가를 다녀오고 3개월 된 딸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등의 행보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과감한 총기 규제와 코로나19 초기 봉쇄 정책으로 지지를 받았고 재선에도 성공했으나 팬데믹 장기화와 고물가 등으로 지지율이 30% 아래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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