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기술 성장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셀리버리(268600), 미코바이오메드(214610) 등 감염병 확산세와 더불어 주가가 고공행진했던 바이오기업들이 지난주(1월 16~20일) 줄줄이 신저가를 기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 셀리버리는 전거래일 대비 3.3% 오른 9530원에 장을 마쳤다.
1월 넷째주 거래 첫날(16일) 1만 250원으로 출발한 셀리버리는 이튿날인 17일 9870원에 장을 마감하며 주가가 1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급기야 19일 증시에서는 장중 9050원까지 고꾸라졌고, 간신히 9230원까지 회복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014년 설립된 셀리버리는 약리물질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기반으로 단백질 소재 바이오 신약과 연구용 시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지난 2018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면서 유망 바이오기업으로 손꼽혔다.
2021년 1월 말 주가가 10만 원(28일 종가 9만 6008원)에 근접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만에 주가가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상황이다. 이 기간 시가총액 은 3조 1423억 원에서 3466억 원으로 2조 7957억 원 가량 날아갔다.
최근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바이오업종 전반이 약세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주가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특례상장 기업 특성상 영업이익을 내기는 커녕 매년 수백 억원의 적자를 지속 중인 데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파킨슨병, 헌틴턴병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속도가 더딘 점이 주된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파킨슨병 신약후보물질은 수년째 비임상단계에 머물러 있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을 당시 주가를 끌어올렸던 흡입형 코로나19 신약후보물질도 겨우 임상 1상 단계다. 회사 대표가 콜옵션 행사를 통해 주식을 취득하고 무상증자,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L/O) 협상 논의 등 적극적인 IR에 나서고 있지만 반짝 상승세에 그쳤을 뿐 좀처럼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원숭이두창 관련주로 분류되며 화제를 모았던 미코바이오메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20일 코스닥 상장기업 미코바이오메드는 436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장중 주가가 2만 원(24일 종가 1만 8400원)을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주가가 약 4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질병관리청과 함께 원숭이두창 진단기술 특허를 공동 보유한 기업으로 입소문을 타며 주가가 고공비행했다. 해외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지난해 5월 말부터 주가가 오름세를 타더니 6월 중순까지 상승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6월 21일 질병관리청이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환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히자 다음날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후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빠르게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바이오업종을 투자할 때 위탁생산사업(CMO) 기업과 같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실적개선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해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이 대거 특허만료를 앞둔 만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바이오시밀러 시장 참여자가 증가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최우선 종목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관심주로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3년 실적에 주목해야 할 3대 바이오기업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관심종목으로 SK바이오팜을 꼽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헬스케어 업종 내에서 대형 바이오기업의 실적 모멘텀에 기반해 상대적 주가 상승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Why 바이오는=‘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측 의견도 충실히 반영해 중심잡힌 정보를 투자자와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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