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나흘 간의 설 연휴 기간동안 검찰 출석을 대비한 방어 전략과 함께 당내 단합과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론전을 병행했다. 이 대표는 검찰 주장을 반박할 논리를 다듬는 한편 권리당원들에게 “민주당은 하나 된 힘으로 야당 탄압에 결연히 맞서자”고 메시지를 내놨다. 검찰의 수사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행보였지만 여론은 검찰 수사에 ‘표적·보복’보다는 ‘적법·정당’하다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설민심 기자간담회를 연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군부독재에 이어 이제는 검찰독재의 얼굴이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조 사무총장은 “전 정부 죽이기로 시작한 정치 보복은 이 대표와 야당 파괴로 이어졌다”며 “제1야당 대표에게 밥 먹듯이 소환을 통보하고, 하루 조사하면 되는 것을 이틀로 쪼개겠다고 하고, 이 대표가 당당히 맞서겠다고 하니 막장수사를 벌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설 민심은 ‘윤석열 정권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것’이었다”고 쏘아붙였다.
야당 탄압 프레임은 이 대표가 설 연휴 첫날인 21일 권리당원들에게 보낸 새해 인사 메시지를 통해 먼저 나왔다. 이 대표는 “칼바람을 이겨내고 민생에 훈풍이 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치솟은 물가와 늘어난 가계 부채, 민생 경제에 부는 찬바람이 한겨울 칼바람보다 매서운데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정부는 책임을 방기한 채 폭압적인 야당 말살에만 주력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검찰 수사에 민심은 ‘적법·정당하다’는 인식이 반대보다 우세했다. 코리아리서치가 이달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 소환 조사에 대한 견해를 물은 결과 ‘적법한 검찰권 행사로 문제없다’는 응답률이 48.6%였다.(MBC), '‘야당 대표를 직접 겨냥한 표적 수사이므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은 39.9%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도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와 통보 등 수사에 대해 물었는 데 ‘정당한 범죄 수사’란 응답이 47.7%를 기록했다.(KBS). 이에 비해 ‘정치 보복 수사’라는 응답률은 44.1%를 기록했다.
민주당에서는 검찰 수사를 방어할 더 실질적인 전략 모색을 통해 여론의 반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의 지지율 등락과 관계 없이 40%대 초반의 박스권에 갇힌 민주당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이런 배경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맞대응도 다각화할 전망이다. 그간 ‘검찰독재 규탄대회’에 그친 여론전도 대검찰청 항의 방문, 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등으로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생투어와 장외투쟁을 결합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설 연휴 직후인 26일부터 1박 2일로 전북을 방문하는 것도 같은 전략으로 야당탄압 프레임을 강화하고, 민생현장을 챙기는 모습을 동시에 드러내겠다는 목표다.
앞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했으며,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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