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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 용기·장바구니…환경운동 첫걸음이죠"

■'일상의 작은 변화' 강조한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

200개 넘는 리필 아이템 판매해

작년 100㎖ 플라스틱 9만개 줄여

다회용컵 전용 커피차도 늘릴 계획

화장품에 미세플라스틱 사용 막는

법 개정 英보다 먼저 이룬 성과도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 사진 제공=알맹상점




“환경 운동은 거창한 게 아니라 세제와 화장품을 리필 용기에 담아서 쓰고 개인 용기와 장바구니를 들고 가서 장을 보는 등 일상적인 행동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장바구니, 개인 용기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고 마음이 움직여 동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환경 운동에도 ‘나비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환경운동가이자 제로웨이스트숍 ‘알맹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고금숙(사진) 대표는 2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한국 사람들은 환경에 관심이 많고 동참하고자 하는 의지와 시민 의식이 높아 화장품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도 영국보다 한국에서 먼저 이뤄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가 오랜 기간 환경 운동을 하면서 이뤄낸 성과도 상당하다. 화장품에 미세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도록 법 개정 운동을 한 끝에 영국보다 먼저 법 개정이 이뤄진 게 대표적이다. 그는 “그린피스와 함께 시작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법 개정이 됐다”며 “이게 바로 개인의 실천이 제도와 문화를 바꾸는 힘이 되고 개인들도 ‘효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나랑드 사이다 등이 재활용이 가능한 단일 뚜껑으로 교체하는 성과도 냈다. 그는 “병뚜껑을 모으다 보니 단일 소재인 것이 있고 고무나 실리콘 패킹이 껴 있는 것이 있는데 이것들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며 “그중에서 나랑드 사이다가 가장 많아서 저희가 단일 뚜껑으로 교체해달라고 편지를 썼고 지난해 10월부터 단일 뚜껑으로 바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외국계 정수 회사의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도 고 대표의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모든 것이 혼자라면 할 수 없었던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들은 다른 기업에 신호로 작용해 시장과 소비자·사회를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텀블러와 장바구니 사용 등을 유별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실제 처음 고 대표가 망원시장에서 다회용 용기, 장바구니 사용하기 등을 실천할 때만 해도 상인들의 시선은 따가웠다. 그는 “개인 용기를 들고 가 반찬을 사려고 했을 때 ‘까다롭다’ 또는 ‘별나다’며 상인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며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캠페인도 하고 함께 장도 보면서 함께하는 것의 힘이 무엇인지를 실감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장보기 활동에도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이 늘면서 알맹상점을 찾는 사람도 늘어났다. 특히 200개 이상의 리필 세제·화장품으로 판매 아이템도 늘었고 평일에는 70명, 주말에는 100~120명 정도가 찾을 정도로 ‘제로웨이스트의 성지’로 부상했다. 또 2022년에는 리필을 통해 100㎖짜리 플라스틱 9만 개 이상을 줄인 효과를 냈다.

고 대표는 환경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20년 이상 환경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에서 근무하면서 화학물질 관련 환동 운동을 시작한 그는 이후 내가 먹고 마시는 것, 바르는 것 등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는 “환경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드라마틱한 계기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쓰는 생활 화학 용품, 옷,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플라스틱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 사진 제공=알맹상점


고 대표는 ‘쓰레기 덕후와 제로웨이스트의 성지’가 된 알맹상점에서 팔 수 있는 리필 제품을 더욱 늘리고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던 다회용 컵을 사용하는 ‘커피차’ 등 캠페인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리필 제품을 늘리면 자신이 사용하는 리필 제품이 없어서 리필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아무래도 조금은 줄어들 것”이라며 “리필을 이용하면서 환경 운동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다회용 컵 커피차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일회용품을 쓰는 게 당연한 영역에서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다회용품을 리필하는 새로운 모델들을 계속 발굴하고 그게 시장에서 실제 상용화되는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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