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표준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지가가 6% 가까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가 하락에 더해 정부의 종부세 개편까지 더해지며 세 부담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국토교통부는 2023년 1월 1일 기준 표준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지가를 전국 기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5.95%, 5.92% 하락한 가격으로 확정 공시했다. 표준주택·표준지 공시가 하락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시도별로 표준주택은 △서울(-8.55%) △경기(-5.41%) △제주(-5.13%) 순으로, 표준지는 △제주(-7.09%) △경남(-7.12%) △경북(-6.85%)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올해 공시가격이 하락한 것은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조정 영향이 크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 계획에서 2023년 표준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각각 53.5%, 65.4%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년 현실화율 대비 각각 4.4%포인트, 6%포인트 내린 값이다. 이에 공시가격 열람 및 의견 청취 기간에 접수된 의견은 5431건으로 전년보다 53%나 줄었다.
서울경제가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팀장에게 의뢰한 올해 보유세 시뮬레이션 결과 공시가격 12억 원이 넘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전년보다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 상향(1가구 1주택자 11억→12억 원)과 기본세율 인하(0.6~3%→0.5~2.7%) 등 세제 개편안을 적용하고 세액공제가 없는 경우로 가정한 결과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A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21억 4300만 원에서 올해 19억 1900만 원으로 10.5% 내린다. 공시가격 하락에 따라 A 단독주택의 올해 보유세는 전년(928만 2216원) 대비 28.2% 감소한 666만 2328원으로 추정된다. 용산구 갈월동 B 다가구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은 13억 300만 원으로 지난해 14억 6800만 원보다 11.2% 줄었으며 올해 보유세 부담은 334만 5816원으로 같은 기간 27.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3월 중으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역시 표준주택·표준지와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잇따르고 있어 공시가격 인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최저 공시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팔린 전국 아파트 거래 건수는 124건으로 전월보다 30.5% 늘었다. 서울 강동구 ‘고덕센트럴푸르지오’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2월 16일 해당 평형 최저 공시가격인 7억 8400만 원보다 1억 8050만 원 낮은 6억 350만 원에 직거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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