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매도 투자 겸 연구업체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세계 4위 갑부인 인도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을 겨냥해 분식회계·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주가 하락을 노린 이 폭로로 아다니그룹의 시가총액은 단숨에 120억 달러(약 14조 8000억 원) 줄어들었다.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힌덴버그는 전날 아다니그룹이 수십 년 동안 분식회계 및 주가조작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자사가 아다니그룹에 공매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다니그룹은 인프라, 자원 개발, 유통, 전력 사업을 운영하는 인도의 대표 기업이다. 아다니 회장은 총자산 1134억 달러(약 146조 5000억원)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상 세계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힌덴버그는 보고서에서 아다니 회장의 친인척이 모리셔스 등 역외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회삿돈을 빼돌렸으며 이 페이퍼컴퍼니들이 그룹 내 상장사 주식을 부정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룹 상장사들이 고평가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탓에 부채 부담이 상당하다며 7개 핵심 상장사의 주가가 85%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다니그룹은 “선택적으로 고른 거짓 정보”라며 반발했지만 보고서 발표 직후 아다니그룹 10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120억 달러 감소했다.
미국인 투자자 네이선 앤더슨이 2017년 창업한 힌덴버그는 2020년 ‘제 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전기차 제조업체 니콜라가 사기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유명세를 탔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는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