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략폭격기 및 전투기들이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튿날인 지난 1일 한반도 일대에 깜짝 전개돼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벌였다. 미국이 유사시 핵 및 재래식 전력 등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한국을 지켜주겠다는 방어공약인 ‘확장억제’정책을 이번 국방장관 회담에서 거듭 천명한 후 그 실행력을 곧바로 보여준 것이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공군은 지난 1일 서해 상공에서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와 양국 전투기들이 참여한 가운데 새해 첫 연합훈련을 벌였다. 초음속 세미스텔스 폭격기인 B-1B는 B-61계열의 핵폭탄,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순항미사일 AGM-183A 등을 장착하고 유사시 북한에 지휘부 및 주요 전략시설들을 은밀히 타격할 수 있다.
이날 훈련에는 우리측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및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 F-35B 전투기 등이 동원됐다. 유사시 북한의 레이더가 탐지하기 힘든 스텔스 전투기들과 세미스텔스 폭격기가 동원됐다는 것은 북한이 한미를 향해 핵·미사일 도발 움직임을 보일 경우 스텔스 군사 자산 등을 동원해 북한 지도부를 순식간에 지구 상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는 점을 북측에 경고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훈련은 한미 공군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과 상호운용성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실행됐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작년 한미 정상회담과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합의한 대로 '적시적이고 조율된 전략자산 전개'를 적극적으로 구현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행동하는 동맹'으로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자 하는 양국의 굳건한 결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번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한미 양국은 미국 전략자산 전개와 연계한 연합훈련을 강화해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를 높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능력과 태세를 더욱 굳건히 갖추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서울에서 양자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