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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달아 옷값 낸다…'창고형 구제숍' 직접 가보니 [지구용]

도매 위주지만 소매 손님들도 북적…정리 잘돼 쇼핑 편리

의류 산업, 전세계 탄소배출 10% 차지, 미세 플라스틱도

일러스트=박희민 디자이너




지구를 살리는 구제 쇼핑, 이번에는 2편입니다. 지난번 홍대 구제숍 10곳을 돌며 구제쇼핑(득템썰 다시 보기)에 입문한 에디터는 이번에 좀 더 본격적으로 ‘창고형 구제숍’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전국 교외 지역 곳곳에 퍼져 있는데 다행히 가까운 김포에도 꽤 많은 점포가 있었습니다. 생강&일용언니 에디터가 네 곳을 돌아봤고 매우 흡족한 쇼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게별로 저렴한 가격…깔끔한 정리·감각 있는 제품들 돋보여


▶빈티지프리마켓

:첫 번째로 들른 빈티지프리마켓은 무게를 달아 파는 제품들(당연히 옷걸이 무게는 제외입니다)이 대부분이었고 일부 고가 브랜드는 정찰제로 판매 중이었습니다. 1kg당 1만8000원으로 가격이 책정돼 있는데, 감이 잡히지 않아 시험 삼아 재봤더니 겨울에도 입을 수 있을 만한 두께의 원피스 한 벌, 체크 셔츠 한 벌 합해서 고작 1만2000원었습니다. 눈이 돌아가는 가격입니다. 그렇다고 옷이 허름하다거나, 많이 구겨져 있는 등 흠잡을 구석도 없었습니다.

빈티지프리마켓은 일본 빈티지 제품이 많은 편이었고, 명품 재킷을 6만원대에 ‘득템’할 수도 있는 천국 같은 곳이었습니다. 일용언니 에디터는 그동안 호시탐탐 사고 싶었던 점프수트(일명 작업복, 아래 첫번째&세번째 사진)을 여기서 구입했습니다.



▶비엠빈티지

:다른 곳보다도 특히 친절하셔서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입구에 막 들어서서는 매장 규모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정찰제 구역이었고 뒷쪽에 서너 배는 더 넒은 ‘무게당 판매 구역’이 있었습니다. 옷 외에 가방, 모자 같은 잡화류가 꽤 다양하게 판매중. 생강 에디터도 여기서 3000원짜리 나일론 손가방을 구입했습니다.



▶옷파는 야옹이

:남성복 매장, 여성복 매장이 따로 있는데 둘 다 2층짜리 창고입니다. 규모가 아주 크단 뜻이죠. 남자친구, 가족과 구제 쇼핑을 간다면 이 곳이 가장 적합해 보였습니다. 넓은 매장 안에는 재킷, 항공점퍼, 바지, 셔츠, 가디건 등이 품목별로 정리돼 있었고 옷의 디자인이나 질도 다른 구제숍들보다 살짝 좋아 보였습니다.

장점이 많은 대신 가격은 다른 곳들보다 비싼 편이고 제품마다 가격 표시가 돼 있습니다. 그래도 홍대 구제숍들보다 저렴한 편입니다.

그리고 이 곳에는 정말 야옹이(요다)가 삽니다. 매장 바깥쪽에는 길냥이들을 위한 사료와 물그릇도 놓여 있었습니다.



▶3579샵

앞서 들른 곳들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 구제옷에 새 옷(약간의 하자 상품도, 흠잡을 데 없는 새 제품도)도 섞여 있습니다. 특히 패딩, 등산복이 꽤 보였습니다. 브랜드 패딩 가격이 고작 3만원대입니다. 일용언니 에디터는 여기서 한라산 등반을 위한 9000원짜리 패딩을 샀습니다. 다만 매장 규모는 작으니까 앞서의 세 곳에서 만족스런 쇼핑을 했다면 꼭 들르지는 않아도 될 듯합니다.

총평+보너스 정보


네 곳 모두 간이 탈의실이 갖춰져 있었고 카드 결제도 환영. 교외에 있으니까 주차 공간도 넓습니다. 대체로 도매 중심이긴 하지만 소매 손님들도 대환영이라는 친절한 사장님들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서울 번화가인 홍대의 구제숍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했습니다.

일용언니 에디터는 이렇게 6벌을 9만5080원에 득템했어요. 체크 점퍼는 2만원, 빨간색 트렌치 반코트는 9000원, 워크수트와 페이크퍼 무스탕은 무게를 달아서 총 3만원, 아노락은 2만5000원, 한겨울패딩이 9000원입니다.



더 싼 가격으로 보물을 찾을 자신이 있으시다면 무게 판매하는 빈티지프리마켓&비엠빈티지를, 가격이 좀 더 비싸지만 다양한 제품이 잘 정리된 곳을 선호한다거나 남자옷을 살 계획이라면 옷파는야옹이를 추천해 봅니다.

요런 창고형 구제샵은 지역명+창고형 구제샵으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어요.

그리고 보너스. 옷은 아니지만 리퍼·전시 제품을 저렴하게 파는 창고형 상점 ‘다판다’도 김포에 있길래 들러봤습니다. 이름 그대로 컵라면부터 캠핑용품, 로봇청소기, 착즙기, 세탁기까지 정말 다 팔고 있습니다. 가격은 당연히 저렴합니다.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의 비싼 소품 편집숍에서 봤던 제품을 이 곳에서 3분의 1 가격에 판매 중인 걸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넉넉하고 살 것이 있다거나 구경하고 싶다면 들르길 추천, 그렇지 않다면 온라인몰로 구경하시길 추천합니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옷은 연간 1000억벌에 달합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 330억벌은 새것인 상태로 버려지고,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10%를 차지하며(항공+해운업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물 7000리터를 쓸 정도로 자원 소모가 심합니다. 또 대부분 합성섬유라 수백 년에 걸쳐 분해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을 뿜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구제 쇼핑은 지구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새 옷보다는 구제숍에서 알뜰하게 쇼핑해보는 건 어떨까요?

영상으로 보는 김포 창고형 구제숍 투어. / 제작=김현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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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돼 있습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제로웨이스트·동물권·플라스틱프리·비건·기후변화 등 다양한 소식을 e메일로 전해드릴게요. 구독 링크와 아카이브는→https://url.kr/use4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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