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주 공장에 8억 유로(약 1조 805억 원)를 투자해 차세대 전기자동차(EV) 제품군을 생산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행된 뒤 나온 최대 규모의 청정에너지 투자에 유럽 측의 불만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BMW는 앞서 3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2025년 출시될 예정인 ‘뉴 클래스(Neue Klasse)’를 염두에 두고 글로벌 생산망 확충의 일환으로 8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군은 BMW가 2030년까지 EV 판매 비중을 전체의 50%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승부수로 띄운 차세대 전기차다. BMW는 전체 투자액 중 5억 유로를 EV용 고전압배터리 조립센터 신설에 배치하고 인력도 1000여 명 가까이 늘려 2027년부터 EV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IRA가 통과된 후 북미 지역 EV 공급망에 340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쏟아진 가운데 나온 최대 규모의 투자”라고 평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유럽연합(EU)이 IRA에 대항해 역내 친환경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는 ‘그린딜’ 산업 계획을 내놓은 지 이틀 만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FT는 “IRA가 유럽 (친환경) 산업을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는 EU의 비판에 기름을 부었다”고 설명했다. 북미 지역에서 최종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도록 한 IRA의 여파로 미국·캐나다·멕시코 등이 글로벌 기업 투자를 싹쓸이하고 있다는 것이 EU의 입장이다. 실제로 BMW뿐 아니라 테슬라,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도 최근 멕시코 내 EV 생산 기지 신설을 추진 또는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와 독일이 9~10일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에 재차 ‘유럽행 투자를 빼돌리지 말라’는 경고를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부 장관과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부 장관은 7일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소식통은 “장관들의 메시지는 유럽 기업에 접근해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제안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EV 배터리 부품에 대한 현지 생산 요건을 보다 관대하게 설정하라는 설득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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