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화면 속의 화려함과 대조적으로,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리거나 영화·드라마 등을 만드는 현장은 긴박하고 치열하면서도 어렵게 돌아간다. 이 같은 작품의 치열한 제작 현장을 다룬 연극이나 영화들이 잇따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16세기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자신의 사랑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이야기의 뼈대는 창작력을 잃은 작가 윌 셰익스피어가 비올라와 사랑에 빠지면서 영감을 회복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해 무대에 올린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는 모두 상상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요 장면들이 극중극 형태로 공연되고, 셰익스피어 주요 작품 속 대사들도 연극 곳곳에서 나온다.
배경은 16세기 영국이지만, 배우를 뽑고 대본을 써서 연습한 다음 무대에 올리는 모습은 현대 연극과 흡사하다. 극장에 참관하는 여왕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대본을 수정할지를 두고 다투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백스테이지의 스태프와 다른 배우들은 갖가지 돌발상황 속에서 극을 이어가기 위해 분투를 벌인다. 이 작품의 송한샘 프로듀서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에 대해 “내용은 윌과 비올라의 사랑이야기지만, 연극을 만들고 무대에 서고자 하는 진심어린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윌 역할의 배우 정문성도 “이 작품이 재미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연극을 만드는 사람을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3월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프랑스에서도’는 시작과 함께 원 테이크 생중계로 촬영하는 제작 현장으로 관객을 인도한다. 이들이 찍는 영화는, 감독이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사전 협의 없이 전설로 내려오는 좀비를 실제로 소환하는 바람에 벌어진 아수라장을 다루는 단순한 이야기다. 감독은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라고 일갈하고, 천신만고 끝에 영화가 끝이 나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얼핏 끝난 것 같은 영화는 그 대목에서 촬영 한 달 전, 3류 감독 레미(로망 뒤리스)가 일본에서 성공한 원테이크 좀비 영화를 리메이크해 달라는 제안을 받는 장면으로 돌아간다. 진짜 영화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영화는 배우의 캐스팅과 연습, 촬영현장의 크고 작은 다툼과 충돌을 사실적으로 전하는 한편, 실제 촬영이 시작된 후 배우와 스태프들이 화면 바깥에서 벌이는 눈물겨운 사투를 코믹하게 묘사한다. 지난해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아티스트’로 2012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이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리메이크해 만들었다. 러닝타임 111분, 15일 개봉.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