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에서 학제 개편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 교육부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방안을 꺼냈다가 홍역을 치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럼에도 대통령 선거 때마다 학제 개편이 주요 교육 공약으로 반복 제시된다. 수십 년간 운영해온 제도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학제 개편이 꾸준히 교육 개혁 과제로 거론되는 것은 사회·인구구조 변화를 교육에 반영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 ‘6-3-3-4’ 학제는 1951년 만들어졌다. 3월에 신학기를 시작하고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으로 이어지는 학제다. 70년 전에 만들어진 학제가 학생들의 신체 지능 발달 속도와 학령·노동인구 감소라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거론되는 학제 개편 방안은 다양하다. 초등학교 6학년 과정을 중학교로 이전해 ‘초등 5년, 중등 4년’으로 하는 방안,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합치고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를 묶어 ‘기초학교 6년-중학교 6년’으로 하는 방안, ‘유치원 2년, 초등학교 5년, 중학교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대학교 4년’으로 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9월 학기제를 도입해 만 5.5세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방안이 논란 속에 철회된 후 학제 개편 논의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장기적 관점에서 학제 개편이 필요한 만큼 국가교육위원회 주도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을 수용하는 방식인 학제는 사회·시대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면서 “학령인구 감소 등의 상황을 반영하되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학제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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