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3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탄핵 발언’ 논란에 “국정에 열심히 임하는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건 부적절하고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여러 번 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해당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을 요구하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후보가 11일 안철수 당 대표 후보를 겨냥해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해 논란이 된 지 이틀만이다. 대통령실은 앞서 안 후보가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표현을 사용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 적 있다.
이 관계자는 당 일각에서 ‘당정 분리 재검토’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당무는 당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김 후보의 발언을 두고 당권 주자들 및 각 진영 간 공방은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안 후보는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어떤 정신 상태기에 저런 망상을 하느냐”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정 분리 비판론이 나왔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후보 발언에 대해 “당정이 분리돼서 계속 충돌할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됐고, 정권이 얼마나 힘들어졌는지를 강조한 발언”이라고 김 후보의 발언을 두둔했다.
장 의원은 “미국 같은 경우 대통령이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고 프랑스는 (집권 여당의) ‘명예 당수’이지 않느냐. 그래서 집권 여당의 책임 정치가 가능한 것”이라고도 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작했다가 본인도 후회했던 소위 당정 분리.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썼다.
안 후보는 이날도 제주 4·3평화공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오해할 수도 있는 탄핵 발언에 대해서 김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 발언을 하면서 당을 분열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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