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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기업들 2차 해고 '칼바람'…"추가 감원없인 생존 불가능" [정혜진 특파원의 실리콘밸리 산책]

1차 해고는 비용 절감에 방점

2차 해고는 조직구조 새판짜기

2회 이상 해고 65%는 스타트업

일각선 '모방 해고' 우려도 제기


테크 업계의 해고 바람이 새로운 국면을 만났다. 올 들어 테크 업계의 해고 규모가 10만 3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미 해고한 것으로 충분하지 않아 다시 직원 감축에 나선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첫 해고가 비용 감축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는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 구조를 새로이 한다는 전략이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클라우드 기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회사 트윌리오는 전체 직원의 17%인 1500명을 해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미 지난해 9월 전체 인력의 11%를 정리하는 대규모 구조 조정을 단행한 지 5개월 만에 2차 구조 조정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비용을 감축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데이터 부문과 커뮤니케이션 부문으로 구조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제프 로슨 트윌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지난해 9월의 해고가 기존 조직 안에서 비용을 합리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면 이번 해고는 성공을 위해 조직을 재편하려는 것에 가깝다”며 “인재들과 헤어지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조직을 올바른 형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중고 거래 스타트업 ‘넥스트도어’ 본사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크런치베이스가 테크 기업 43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2회 이상 해고를 진행한 곳은 92%인 398곳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65%가량은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빅테크도 상황은 여의치 않다. 지난해 11월 전체 인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 1000여 명을 정리하며 대량 감원의 신호탄을 쏜 메타도 추가 해고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타가 추가 인원 감축을 위해 연말에 정해지는 팀별 예산을 아직도 최종 확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구글 역시 지난달 전체 직원의 6%인 1만 2000명을 해고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추가 감원 가능성도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1000여 명을 해고한 세일즈포스 역시 두 달 만인 지난달 전체 인원의 10%에 해당하는 8000명을 감축하는 2차 구조 조정 방안을 내놓았다. 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해고에 나선 것을 두고 ‘모방해고(Copycat Layoffs)’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프리 페퍼 스탠퍼드대 교수는 “회사 입장에서는 경쟁사들이 직원들을 자르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인력 감축의 기회로 삼는 경우가 많다”며 “도전적인 경영 환경을 직원 감축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하기도 해 해고 흐름은 전염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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