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당파 의회 대표단이 19일 대만에 방문해 경제적 협력 강화를 도모했다. 정찰풍선 사태로 중국과의 마찰음이 커지는 가운데 대만과의 밀착 행보가 이어지면서 외교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이날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을 비롯한 4명의 의회 대표단은 대만에 도착해 5일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방문 기간 동안 장중머우 대만 TSMC 창업자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 등을 만날 계획이다. 대만 외교부는 대표단과 양측의 안보 및 경제 무역 파트너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대표단 측이 대만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위한 적극적인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을 주도한 카나 의원은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전략경쟁특위)’ 소속이기도 하다. 앞서 그는 이번 방문이 “실리콘밸리와 대만 반도체 산업 간 관계를 강화하려는 취지”라며 대만 반도체 및 제조 업계 유치를 꾀한다고 밝혔다. 최근 얼어붙은 미중 관계를 고려한 듯 “정찰풍선 사태 이전에 계획된 일정”이라는 설명도 이어졌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방문은 미중 관계가 특히나 난처한 순간에 이뤄졌다”고 평했다. 일각에서는 마이클 체이스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가 대만을 찾은 지 이틀 만에 대표단이 연달아 도착한 만큼 중국의 심기를 더욱 건드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편 대만 중앙통신사는 카나 의원 일행을 시작으로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미 하원 대표단이 올해 봄에 대만을 찾을 예정이며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방문 의향을 밝힌 상태다. 이에 블룸버그는 “대만을 향한 미 의회의 지지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적어도 37명의 미국 의원이 대만을 찾았으며 이는 10년래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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