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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차 뒤에 또 빈차…"밤 10시면 손님 뚝, 11시면 씨가 말라"

택시비 올랐지만 수입 오히려 감소

요금 인상 부담 체감한 승객들

이용 줄이고 심야 할증도 피해

일부선 '3부제 해제탓' 지적도

"공급만 넘쳐…엎친 데 덮친 꼴"

지난 13일 저녁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직장인들이 퇴근을 시작하는 평일 저녁 6시께였으나 거리는 ‘빈차’ 표시를 빨갛게 띄워놓은 택시들로 가득했다. 이날 만난 60대 택시기사 임모씨는 “택시 요금이 오르면서 오히려 수입이 줄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종로는 물론 광화문과 서울역도 저녁 10시만 되도 ‘유령도시’ 마냥 택시 손님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퇴근 시간이고, 한창 손님들을 태워야 하는 시간인데 보이는 차들이 모두 빈차”라며 요금도 오르고, 할증 시간도 당겨지고, 부제는 해제되고, 경기도 안 좋으니 사람들이 택시를 안 타고 집에 일찍일찍 들어가고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26일 서울특별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요금 조정 전인 지난 1월 18일 하루 동안의 서울시 법인택시 총운송수입금은 36억 1334만원이었다. 하지만 요금이 오른 2월 1일의 수입금은 34억 6085만원으로 약 4.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건수는 약 10.3% 줄었다. 요금 인상 등으로 택시 수익이 좋아질 환경이 조성됐으나 현실은 정반대인 셈이다.

택시기사들은 물론 승객들도 택시 승차 감소의 원인으로 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 증가를 꼽았다. 할증 시각은 지난해 말부터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앞당겨졌다. 또 이달 1일부터는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되는 등 택시요금도 올랐다. 오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심야할증 요금도 인상 전 5300원에서 인상 후 6700원 등으로 높아졌다. 요금이 인상되는 단위 거리는 인상 전 2㎞에서 인상 후 1.6㎞로 줄어 같은 거리를 가도 더 빨리 요금이 오르게 됐다.



서울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A(61)씨는 “밤 10시가 되면 손님이 뚝 끊기고, 11시가 되면 아예 씨가 마른다”며 “다들 야간할증이 무서우니까 차라리 술 한 잔 더 먹고 아예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저녁 9시 반에 타는 거랑 새벽 1시 반에 타는 거랑 요금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라며 “서울역에서 남영역 가는 게 3800원에서 6000원이 됐으니 손님들이 안 탈 만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아침 출근길에 택시를 자주 탄다는 직장인 박모 씨(26)도 “아침에 일찍 나갈 때 택시를 타면 4600원 정도 나왔는데 이제 7000원 정도 나오더라”면서 “밤에 늦게 귀가할 때는 힘들어서 택시를 타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냥 택시 타기를 포기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비가 훌쩍 비싸진 것을 체감한 승객들이 오히려 택시 이용을 줄이거나 야간 할증 시간대를 피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리와 공공요금 인상 등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택시 비용 부담이라도 피하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부 택시 기사들은 수입 감소의 원인으로 요금 인상이 아닌 부제 해제를 지목했다. 각종 요금 인상 속에 3부제가 없어지면서 택시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았고, 결국 택시 근로자들이 소득 보전조차 쉽지 않은 처지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오봉훈 전국택시연맹 사무처장은 “요금 인상 말고는 택시 근로자의 수입을 보전할 방법이 없다”며 “요금이 오른 이후 승객이 많이 감소했는데, 지금은 부제까지 완전히 해제돼 (공급 과잉으로 인해) 근로자의 소득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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