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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프닝·기저효과에 반등 기대…美 제재·부동산 부실은 복병

[닻 올린 시진핑 3기]<상> 中양회 4일 개막…내수활성화로 바오우 달성

작년 코로나 재확산에 3% 그쳐

5%대 보수적 목표치 제시 유력

소비 촉진 등 경기 부양 총력전

텐센트 등 빅테크 때리기도 완화

3년간 봉쇄정책에 재정부담 커져

지방정부, SOC 투자는 힘들듯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여성들이 26일 베이징 톈탄공원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해제한 이후 중국 전역의 관광지에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AP연합




4일부터 개막하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공개될 2023년 경제성장률 목표다. 올해 전인대 개막식에서 리커창 현 총리는 재임 중 마지막으로 하는 정부 업무 보고를 통해 지난해의 성과와 올해 목표를 공개한다.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재정 적자율, 도시 실업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등의 수치가 밝혀진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다. 중국 내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대체로 5~6%로 전망하고 있다.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세계경제학회 회장인 위용딩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의 기고문을 인용해 중국 경제가 올해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 위원은 “‘블랙스완(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이 없다면 2023년 중국 GDP 성장률은 5%를 넘길 것이며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중국 정부는 목표치를 6%로 설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의 기저 효과로 6%대 이상도 가능하다는 관측 속에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가속화됨에 따라 최근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내외’로 잡았고 지난달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5.1%를 제시했으나 경제 회복의 신호가 감지되며 목표 수치를 더 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해외 기관들은 기존 4~5%대의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리오프닝 속도를 감안해 기존의 5.5%에서 6.5%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높였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기존 4.4%에서 0.8%포인트 올린 5.2%로 수정했다. 피치와 모건스탠리 역시 각각 4.1%와 5.4%에서 5%와 5.7%로 눈높이를 올렸다.



문제는 아직까지 변수가 많다는 점이다. 자칫 목표 달성에 실패했을 경우 돌아올 부담도 크다. 중국은 지난해 ‘바오리우(保六·6%대 성장률 유지)’를 포기하고 ‘5.5% 내외’를 목표치로 제시했으나 크게 못 미친 3.0%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든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올해 코로나19 변수도 사라진 만큼 목표 달성에 실패해도 내세울 명분이 없다. 만약 올해도 경제성장률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2년 연속 낙제 성적표를 받는다면 시 주석의 장기 집권 첫해부터 망신살이 뻗칠 수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베이징무역관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리스크 요인과 시장 기대 심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5% 내외’로 보수적인 목표치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정부에 앞서 제시한 지방정부의 전망치 역시 이를 반영한다. 중국 31개 성·시 정부는 1·2월에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23곳이 전년 대비 낮게 잡았다. 지난해 성장률이 추락한 상하이시 등 5곳만 목표를 높게 정했다. 중국 경제의 약 40%를 차지하는 광둥·장쑤·저장성 등은 모두 5%대의 안정적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방향을 제시하는 지난해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공개한 소비와 내수 진작, 민간 기업과 플랫폼 기업 중시 기조 등을 이어가며 구체적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5.4%에서 2022년 32.8%로 줄었다. 수출 주도의 경제 성장에 내수라는 성장 엔진을 더한 ‘쌍순환’ 정책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지방 정부는 △주택 △신에너지차 △녹색·스마트가전 등의 소비 촉진책을 쏟아내며 소비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하이시·허난성·충칭시 등은 지난해 12월로 종료된 신에너지차 보조금 혜택을 올해 연장한다고 밝혔다. 광저우시·톈진시 등은 자동차 구매 제한 대수를 완화하고 베이징시와 우시시 등은 자동차 소비 쿠폰을 제공해 판매 촉진에 나섰다.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디디추싱이 지난달부터 신규 사용자 등록을 재개하고 텐센트와 넷이즈 등 대형 게임사가 신규 판호(게임 허가)를 받는 등 빅테크 때리기도 완화되는 분위기이다. 이들 업체의 부진으로 신규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자 민간 기업에 대한 규제도 줄어드는 추세다.

공동부유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에 방점을 두더라도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미중 갈등에 따른 제재가 대표적이다. 미국은 반도체에 이어 태양광까지 수출·수입 제한 조치를 통해 중국 기업의 손발을 옥죄고 있다. 지난 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느라 재정 부담이 커진 지방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발 경제 회복을 위한 인프라 투자 규모 확대도 힘들다. 중국 경제의 한 축인 부동산 경기도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승 전환할 조짐은 뚜렷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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