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가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 의혹과 관련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을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이달 6일엔 포렌식 작업에 참관했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2016∼2017년에는 조 회장에게 65억 원, 조 고문에게 43억 원 등 총 10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검찰은 이와 별개로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도 수사 중이다. 조 회장은 현대자동차의 협력사인 리한의 박지훈 대표에게 MKT 자금 130억 원 가량을 부당하게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금을 대여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검찰은 조 회장이 박 대표와의 개인적인 친분을 이유로 회삿돈을 빌려준 것으로 보고 배임 금액을 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회사자금 수십억 원을 개인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달 검찰은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의 자택과 한국타이어 본사,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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