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민이 영화 '리멤버', '대외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연이어 노인 역할을 소화한 소감을 밝혔다. 이성민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서울경제스타와 만나 '대외비'(감독 이원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 드라마다. '악인전'의 이원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성민은 정치판을 뒤흔드는 숨겨진 권력 실세 노인 순태 역을 맡았다.
이성민은 지난해 10월 개봉한 영화 '리멤버'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친일파들에게 가족을 모두 잃은 80대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를 연기했고, 12월 종영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정미소에서 시작해 순양을 재계 1위에 올린 진양철 회장으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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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으로 '리멤버'가 처음이었죠. 필주의 삶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도전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디테일 하나하나를 모니터로 확인하며 연기해야 됐죠. 역할 중에서도 고령이어서 더 노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됐어요. 그다음으로 촬영한 게 '대외비'였습니다. 순태는 애매한 캐릭터예요. 나이도 정확히 나와 있지 않았고,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죠. 모호한 인물이기에 제가 상상하고, 재량껏 만들 수 있었어요."
"진양철은 여러 인물이 겹쳐 보여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전체는 가상이지만, 마치 근현대사의 인물을 연상시켜야 됐죠. 진양철은 필주와 삶의 결이 완전히 달라서 연기하는데 힘들지 않았어요. 또 진양철이 사투리를 쓰는데, 작가님이 워낙 잘 쓰셔서 애드리브도 없었죠. 심지어 어르신들이 쓰는 옛날 사투리까지 잘 구사하셨어요. 고향에 있는 제 친구가 '이게 네 애드리브지?'라고 연락 올 정도였으니까요."(웃음)
'브로맨스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남자 배우들과 남다른 호흡을 선보인 이성민이 '대외비'에서도 조진웅과 일종의 브로맨스를 선보인다. 그는 "촬영 전에 '브로맨스가 되겠구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며 "결과적으로 봤을 때 브로맨스가 되더라. 내가 말은 이렇게 해도, 좋은 상대 배우와 만나 신을 멋지게 만들면 쾌감이 생긴다"고 미소를 보였다.
노골적인 브로맨스는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송중기와 선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성민과 송중기는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할아버지와 손자로 만나 애틋한 모습부터 권력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케미를 보여줬다. 이에 대해 이성민은 "그렇게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그렇게 애증의 눈으로 바라볼 수 없었다"며 "요즘 브로맨스만 하는 것 같은데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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