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여야 갈등의 뇌관으로 떠오른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중재안을 제시한 데 이어 본회의 상정도 보류하면서다. 김 의장은 3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 협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간호법,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에 대한 중재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3월 임시국회에서는 양곡관리법·간호법 등의 쟁점 법안이 김 의장의 ‘숙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장이 27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상정 요구를 보류하면서 법안에 대한 표결은 3월 첫 본회의로 넘어갔다. 김 의장은 끝내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 민주당이 낸 수정안을 표결하겠다고 했지만 여기에도 “여야의 합의를 촉구하는 데 방점이 있다”고 김 의장 측은 전했다.
특히 간호법은 3월 국회에서 논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9일 보건복지위원회 의결을 통해 본회의에 직회부했고 이로부터 30일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두고 표결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3월 국회에서도 법안 처리에서 협치를 가장 우선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 측은 “그동안 최대한 여야의 양보와 절충안을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의장이 여야 간 쟁점 법안인 간호법·노란봉투법 등에 대해서도 중재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김 의장은 2주에 한 번가량 여야 쟁점 법안의 소관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들과 함께 회의를 가진다고 한다. 양곡관리법 중재안도 이 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최근 간호법을 살펴본 데 이어 곧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이나 탄핵소추안처럼 ‘하느냐 마느냐’ 양자택일의 문제와 달리 법안은 양쪽이 양보하면 충분히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도 여야 간 가장 큰 쟁점이었던 법인세 중재안을 내놓으며 예산안 타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다만 김 의장의 입법 브레이크에 ‘친정’인 민주당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은 김 의장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의 본회의 상정 보류를 놓고 자당 출신의 김 의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거부권이 두려워 입법을 미룬다면 국회는 왜 존재하느냐”며 “의장의 양곡관리법 일방적 상정 보류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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