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오래 유지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4일(현지 시간) 프린스턴대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긴축과 함께 더 오랜 시간 이를 유지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미국인들이 기대하는 바이기 때문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확고한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지목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 동안 세계화와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임금과 물가는 낮게 유지됐다. 이에 정책의 초점은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게 이어지지 않도록 물가를 끌어올리는 데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 총재는 “이제 전세계의 가격 인하 경쟁은 줄어들고 있고, 인력 부족은 심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친환경 에너지 전환 추세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비와 생산비가 늘고 있으며, 이는 결국 판매 가격에 포함돼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짚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물가의 불안요인으로 지적했다. 데일리 총재는 “낡은 경제의 작동 방식이 새로운 요인으로 대체돼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것이라면 통화 정책을 통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햇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은 보다 강도 높은 긴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고용보고서와 소매판매 등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다.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과소 긴축 위험이 과잉 긴축에 따르는 위험 보다 더 크다는 데 다른 연준 동료들도 동의할 것”이라며 “(3월 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나 50bp 모두 열려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최근의 경제 지표는 소비자 지출은 그다지 줄지 않고 있고 고용시장은 여전히 지속불가능한 수준으로 뜨거우며, 인플레이션은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빨리 둔화하지 않고 있다”며 “경제가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실제로 그렇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재상승의 위험을 두고 볼 수는 없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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