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오피스텔 담보대출 시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를 검토하면서 최근 급랭한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에 온기가 돌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의 상위 대체재인 아파트가 여전히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만큼 이 같은 조치가 당장 오피스텔 시장의 반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02.86까지 상승했던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올 1월 101.32로 낮아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분양권에서도 확인된다. 올 6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엘루크반포’의 경우 현재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포기한 매물들이 나와 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의 ‘판교밸리자이’도 수천만 원 상당의 마이너스피나 무피 매물이 올라온 상태다. 부동산 호황기에 힘입어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시장의 각광을 받았으나 지난해부터 아파트 분양 시장이 꺾이면서 오피스텔 시장도 함께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몇 년간의 분양 물량은 가격 하락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전국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13만 1507실이며 올해에도 1만 6600실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정부가 오피스텔 대출과 관련해 DSR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에 대한 DSR이 완화되더라도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주거용 오피스텔의 대체재로 볼 수 있는 아파트 가격이 아직까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하락하는 국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DSR 완화가 주거용 오피스텔로 한정될 경우 투자자들의 수요를 끌어내지 못해 효과는 더욱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여 연구원은 “만약 DSR 완화가 주거용 오피스텔에만 적용된다면 투자 수요가 억제돼 효과는 더욱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거용 오피스텔은 초소형이나 소형 등에 비해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임대 측면에서 크게 메리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기준 전용 40㎡ 이하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5.23%, 40㎡ 초과~60㎡ 이하는 4.51%였던 반면 60㎡ 이상~85㎡ 이하 수익률은 3.82%에 그쳤다.
이번 조치로 오피스텔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오피스텔에 대한 거래가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지난 몇 년간 입주 물량의 여파로 공급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어서 DSR을 완화한다고 갑자기 시장이 불안해지는 등의 파장은 없을 것”이라며 “아파트 시장이 좋지 않은 데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만큼 오피스텔을 틈새시장으로 보고 매수에 뛰어드는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오피스텔은 워낙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나 부침에 따라 크게 움직이는 상품인 만큼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이번 DSR 완화가 과도한 투기에 이용되지 않도록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규제 등은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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