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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최대 '카지노 복합 리조트' 온다…들썩이는 영종도

'한국판 라스베이거스' 한발 앞으로

인스파이어, 올 10~11월 개장 목표

6주년 맞은 파라다이스시티 맞대결

'하루 10만명 이용' 인천공항 가까워

단순 경유→관광도시로 탈바꿈 기대

미단시티는 사업기간 1년 연장 신청

인스파이어리조트 공사 현장




#2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인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리조트 공사가 한창이다. 저수지 너머로 수십 층 규모의 건물 세 동이 우뚝 서 있다. 리조트의 호텔로, 외벽에 부착된 유리로 건물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였다. 인스파이어 측은 “수백 명의 직원들이 건물 안에서 내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10~11월에 개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가 또다시 카지노 복합 리조트로 들썩이고 있다. 글로벌 복합 리조트 개발사인 모히건인스파이어가 연내 영종도에 복합 리조트 개장을 예고하면서 올해 개장 6주년을 맞은 파라다이스시티와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엔데믹 기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점차 늘면서 영종도가 ‘한국판 라스베이거스’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인스파이어리조트는 동북아 최대 규모의 복합 리조트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복합 리조트란 카지노, 호텔, 수영장, 쇼핑몰, 대형 회의장, 문화 공간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리조트를 뜻한다. 인스파이어리조트는 축구장 64개 크기로 공사가 진행된다. 호텔은 3개 동의 객실 1200여 개 규모,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슬롯 700대, 게임 테이블 150개다. 국내 최초 다목적 공연장 ‘아레나’, 워터파크 시설인 ‘스플래시 베시’, 야외 테마파크도 준비 중이다.

파라다이스시티 리조트 전경


인스파이어리조트가 개장하기 전까지 복합 리조트 업계의 ‘최초’ ‘최대’의 타이틀은 파라다이스시티의 몫이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축구장 46개 규모의 리조트에 호텔 711객실, 카지노 게임 시설 472대를 갖췄다. 2017년 개장해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리조트도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내국인 방문객을 앞세워 회복을 시도해왔다.

실제로 이날 평일인데도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의 게임 테이블은 3분의 1가량 차 있었다. 호텔의 중앙 로비에 해당하는 ‘와우존’은 공연을 보기 위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가득 찼다. 파라다이스시티 측은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카지노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림·안산을 왕복하는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일본을 중심으로 외국인 방문객이 회복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한국 파라다이스가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손잡고 합작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해 운영되고 있다. 인스파이어리조트는 미국 코네티컷주의 모히건선리조트를 비롯해 9개의 복합 리조트를 운영하는 미 동부 최대 규모의 복합 리조트 개발·운영사인 모히건이 추진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동북아 복합 리조트의 입지로 한국, 그것도 인천 영종도를 선택한 것이다.





이들 업체는 모두 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유가 컸다고 입을 모았다. 인스파이어리조트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10여 분 거리, 파라다이스시티는 5분 거리에 위치했다. 하루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국제공항과 연계해 한국을 경유하는 관광객까지 기회가 많다고 주장한다.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 등 K컬처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하고 있는 점도 복합 리조트 업계의 시선을 한국으로 집중하게 만든 요인이다. 인스파이어리조트가 1만 50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아레나를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라다이스시티도 엑소의 쇼케이스,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장소로 활용됐다. 파라다이스시티 측은 “최근 홍보 모델로 배우 박서준을 선정한 것도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일본 등에서 큰 인기를 얻은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일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효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복합 리조트를 유치한 데 따른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개장 초기 파라다이스시티는 3200여 명의 직원을 채용했고 인스파이어리조트는 3500여 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직접적인 채용 외에 주변 상권이 개발되는 등 부가적인 효과도 엿볼 수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앞에 위치한 ‘오렌지듄스영종골프클럽’의 경우 입찰 과정에서 10개의 컨소시엄이 경쟁하기도 했다. 파라다이스시티와 근접해 골프장을 이용하는 관광객의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되면서 다수 사업자가 관심을 보였다. 인스파이어리조트까지 개장하고 나면 영종도가 공항을 위해 잠시 거쳐 가는 도시에서 관광도시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판 라스베이거스 구상의 핵심이었던 또 다른 복합 리조트 사업인 중국 푸리그룹의 미단시티리조트는 현재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푸리그룹의 한국 법인인 RFKR이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면서다. RFKR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 기간 1년 연장을 신청해 재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단시티 사업이 중단된 점은 다수의 복합 리조트를 세워 영종도를 띄우려고 했던 정부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일 것”이라며 “인스파이어 개장 후 파라다이스시티와 함께 마카오·마닐라로 갔던 복합 리조트의 수요를 인천으로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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