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지난달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뉴스공장)’ 출연 당시 스틸컷을 공개해 화제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사진 속 조씨가 왼손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에 주목하며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혐의 공판 당시를 떠올렸다.
조씨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뉴스공장’ 출연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 4장과 ‘스틸컷’이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사진에는 조씨가 방송을 준비하면서 스튜디오에 앉아 있는 장면과 함께 왼손으로 펜을 쥐거나 컵을 든 모습 등이 담겼다.
해당 게시물은 게시 하루 만인 8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2만2000여개의 ‘좋아요’를 받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펜 잡는 방법보니 눈물이 나려고 한다”, “펜을 쥐는 습관이 아직도 특이하시다” 등 조씨가 ‘왼손잡이’임에 주목한 댓글을 남겼다.
이는 지난 2021년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 공판 당시 조씨가 ‘왼손잡이’라는 점이 혐의 입증의 쟁점 중 하나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전 장관은 2009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학술회의(콘퍼런스)에 조씨의 참석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을 벌였다. 조 전 장관은 “딸이 학술회의에 참석한 것을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며 관련 인턴활동 확인서는 “절차에 따라 발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술회의 동영상 속 왼손잡이 여고생이 자신의 딸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학술회의에 참석한 조씨 친구는 검찰 신문에서 “세미나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가 이후 재판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이 재판에서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이 “조민이 현장에 있었는 지에 대한 기억과 판단을 빼고 이 사진 여성이 조민이 맞느냐고 했을 때 ‘조민이 맞다’고 했죠?”라고 묻자, 그는 “솔직히 말해 모르겠다”고 한 뒤 “(사진만 봤을 땐) 조민이 90%로 맞다”고 말한 바 있다.
같은 해 열린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 동양대 전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항소심 공판에서도 정 전 교수는 딸이 왼손잡이인 점과 필기법이 독특한 점을 이유로 들며 해당 학술회의 영상 속 여학생이 조씨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 전 교수는 수사과정 및 재판에서 해당 동영상 속 여고생을 “누군지 모른다”고 하다가, 22회 공판부터 “동영상 속 인물은 조민”이라고 주장했다.
조씨도 검찰 조사시 “세미나가 개최되는 동안 인권동아리 회원 5~10명과 함께 세미나장 맨 뒷줄에 앉아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동영상 속 여고생은 세미나장 중간에 앉아 있었고, 함께 있던 사람은 남성 1명에 불과했다.
조 전 장관 1심 재판부와 정 전 교수 2심 재판부는 조씨의 서울대 인턴십 관련 서류가 ‘허위’라고 판단했다. 인턴증명서 내용 자체를 허위로 봤기 때문에 조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는 유무죄 판단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정 전 교수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대 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의 증명 대상인 조민이 ① 2009. 5. 1~5. 15 기간 동안 ②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2009. 5. 15.자 세미나를 위해 ③ 고등학생 인턴으로 활동했고 ④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는 사람이 공익인권법센터장 한인섭 교수였다는 사실이 모두 허위”였으므로 유죄인 원심을 유지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한편 조씨는 지난달 '뉴스공장’에 출연했을 당시 “조국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며 공개 행보를 선언했다. 그는 “제 개인적으로는 부족하지 않은 저의 환경, 그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특권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진심으로 깨닫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제 또래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가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고 담담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지난 4년 간 조국 딸로만 살아왔는데 오늘 아버지가 실형을 받으시는 걸 지켜보면서 ‘나는 떳떳하지 못한가’라고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저는 떳떳하다.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