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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랭커 떨게 한 요술 퍼트…세계 225위 '깜짝 선두'

◆신예 레이미, 제5 메이저 플레이어스 1R서 '펄펄'

3m내 퍼트 14번 모두 성공시켜

버디 8개 쏟아내며 단독 1위 안착

'2017 챔피언' 김시우 3언더 12위

'물귀신' 악명높은 17번홀선 희비

버클리 홀인원, 와트니는 4타 잃어

채드 레이미가 10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주말 골퍼는 ‘드라이버만 잘 맞아도 기분 좋은 라운드’라지만 프로 투어 선수들의 만족감이 갈리는 곳은 그린이다. 다른 건 좀 안 돼도 퍼트가 잘되면 그날 라운드는 잘된 라운드다.

세계 랭킹 225위의 신예 채드 레이미(미국)는 10일(한국 시간)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특히 그린에서 톱 랭커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8언더파 64타로 깜짝 선두에 나선 것도 ‘요술 퍼트’ 덕분이었다.

레이미는 미국 플로리다주 TPC소그래스의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2500만 달러·약 331억 원) 1라운드에서 3m 이내 퍼트를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14개 시도했는데 14개 모두 넣었다. 평균 291야드의 짧은 드라이버 샷에도 버디만 8개를 쓸어 담아 1타 차 단독 선두에 오른 원동력이다. 퍼트로 얻은 타수(SG: Putting)가 무려 5.73타다. 7언더파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의 SG: Putting 기록인 0.87타와 비교하면 더 놀랍다.

레이미는 PGA 투어 1승이 있기는 하지만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지난해 3월 우승한 코랄레스 푼타카나 챔피언십은 톱 랭커 대부분이 빠진 ‘B급’ 대회였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세계 랭킹 톱 50 중 43명이 출전한 ‘제5의 메이저 대회’다. 4대 메이저 출전 경험은 지난해 PGA 챔피언십(컷 탈락)이 유일한데 처음 출전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불꽃을 일으켰다.

PGA 투어 5승의 42세 베테랑 닉 와트니(미국)는 레이미와 반대로 그린에서 망신을 당했다. 물로 둘러싸여 아찔한 17번 홀(파3)의 아일랜드 그린에서다. 핀까지 125야드밖에 안 되지만 바람을 가늠할 수 없어 까다로운 홀이다. 짧은 더블 보기 퍼트를 못 넣은 것까지는 납득할 만했는데 남은 퍼트를 한 손으로 성급하게 마무리하려다 놓치고 말았다. 물에 빠뜨린 티샷까지 포함해 3온 4퍼트로 이 홀에서만 4타를 잃고 하위권으로 밀렸다.



17번 홀에서 홀인원을 터뜨린 뒤 환호하는 헤이든 버클리. AFP연합뉴스


17번 홀에서 티샷을 하는 김시우. 3m 버디를 잡았다. AFP연합뉴스


‘물귀신’으로 악명 높은 17번 홀은 이날 총 16개의 공을 물로 끌어들였다. 에런 와이즈(미국)는 17번 홀 티샷을 물에 빠뜨려 보기를 적은 데 이어 18번 홀(파4) 한 홀에서 6타를 잃는 섹스튜플 보기를 저질렀다. 18번도 왼쪽이 전부 물이라 위험한 홀이다. 티샷을 물로 보낸 와이즈는 두 번째와 세 번째 티샷도 거의 비슷한 곳에 빠뜨렸다. 네 번째 티샷은 안전하게 오른쪽을 보고 쳤지만 숲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좀 더 헤매야 했다. 16번 홀까지 1오버파로 선방하던 와이즈는 마지막 두 홀에서만 공 4개를 버리면서 7타를 까먹고 8오버파로 곤두박질쳤다.

홀인원의 행운을 누린 선수도 있었다. 헤이든 버클리(미국)의 티샷이 조금 길게 떨어졌나 했는데 백스핀이 걸려 홀로 빨려 들어갔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이 코스로 옮겨온 후 17번 홀에서 터진 11번째 홀인원이다. 버클리는 1오버파로 마감했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 김시우는 3언더파 공동 12위, 안병훈은 1언더파를 기록했다. 각각 2오버파, 3오버파의 김주형과 임성재는 컷 탈락 위기다. 세계 1~3위 욘 람(스페인), 스코티 셰플러(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같은 조 대결에서는 셰플러가 4언더파로 치고 나갔다. 람은 1언더파를 적었고 최근 바꾼 드라이버에 적응하고 있는 매킬로이는 4오버파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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